외국인, 이틀간 코스피 2조 육박 순매수…삼성전자만 절반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2-02 16:11 수정일 2021-12-02 16:37 발행일 2021-12-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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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혼조세를 겪는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이달 들어 이틀만에 2조원에 이를 만큼 강력한 순매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들의 자금은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그 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업계의 반등을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2거래일(12월 1일~12월 2일) 간 1조83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1조9254억원, 기관투자자는 1139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외국인과 대조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가 2% 급등했던 1일에는 하루만에 908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외국인의 일일 순매수 규모는 지난 8월 31일(1조940억원) 이후 석 달 만에 최대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9501억원)으로 단일 종목으로만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125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두 종목을 합치면 1조760억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SK하이닉스(1069억원), 크래프톤(954억원), NAVER(670억원), 삼성생명(529억원), HMM(410억원), 하이브(376억원), KODEX 레버리지(338억원), 현대차(280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3위 종목인 SK하이닉스의 순매수 금액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합친 금액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외국인은 지난 달에도 코스피를 2조6073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그 중 삼성전자가 1조2990억원어치로 절반에 가깝다. 외국인은 지난달 SK하이닉스도 1조116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삼성전자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에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로는 우선 가격 매력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1일 하루만에 4% 올랐지만 연초 주가 대비 10.4% 낮고, 저점대비 8.1% 상승에 불과하다”며 “또, SK하이닉스 저점대비 상승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 매력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실적의 핵심을 차지하는 디램(DRAM)의 수요가 견조한 점도 긍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4분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디램 수요는 기존 전망치를 30% 이상 웃돌고 있다”며 “이는 내년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제적인 투자와 서버 업체들이 보유한 디램의 재고감소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PC 업체들도 반도체 주문량을 7개월 만에 증가시키고 있다”며 “비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의 공급망 차질이 일부 해소되기 시작하며 부품 공급부족 완화에 따른 내년 세트 수요의 예측 가시성이 확대되고, 고용량의 기업PC 수요가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도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는 오는 2024~2025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업계 20% 성장을 능가하는 30%의 매출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한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정체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는 15% 하락했는데, 이는 반도체 업황 부진을 반영한 수치”라며 “따라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매력적이라고 판단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만5000원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