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해외주식거래 급증에…증권사 수수료수익 4700억으로 전년比 4배↑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2-02 12:11 수정일 2022-05-26 15:08 발행일 2021-12-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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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빠르게 늘면서 올해 10월 말 현재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700억달러에 육박해 2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른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수익도 지난해 말 기준 47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배 이상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성향이 높은 만큼 추가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인식 제고 노력,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된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접근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관투자자 및 일반투자자 등 민간부문 주요 투자주체의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약 2282억달러로 2018년 말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는 해외펀드 가입 등 간접투자 부문을 제외하고 국내투자자가 국내 증권사를 통해 직접 취득한 해외주식 보유잔액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김한수 연구원은 “2021년 2분기 기준 민간부분의 해외주식투자 총액의 약 30%가 직접투자 방식을 통해 거래된 보유분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 방식에 의한 해외주식 거래가 빠르게 늘고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내투자자가 예탁원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투자 잔액은 약 680억달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발발 이전 시점인 2019년 말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한수 연구위원은 “해당 통계는 개인투자자 및 일반 법인 등이 예탁원의 외화증권 예탁계좌를 통해 보관중인 해외주식을 포함하고 있으나, 최근의 확대 추세는 대부분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증가분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특히 최근 개인의 해외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의 해외주식 투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개인의 해외주식투자 경로가 직접투자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국내 시장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위원은 “다수의 증권사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주식 직접투자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국경간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거래 관련 수수료는 다른 국가들보다 낮다”며 “일부 대형사의 경우 전체 거래수수료 대비 해외주식거래 수수료 수입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의 해외주식거래 수수료는 약 7~25베이시스포인트(bp)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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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의 관련 부문 수익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수입은 약 47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예탁원이 외화증권 집중예탁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수의 국내 기관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소매고객 대상 해외주식 직접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직접투자 확대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투자 확대는 추가 위험요인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는 다른 주체들보다 투기적 성향이 높고, 해외주식투자 자산배분의 경우에도 국제분산투자의 순기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할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중·단기적으로는 해외주식거래 편의성을 유지하는 방향에서 투자자 보호 범위의 명확화 등의 제도적 불확실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주식투자 관련 투자자 인식 제고 등의 노력과 더불어 국내 금융기관의 국제화 역량을 제고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