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임, 금리인상 빨라지나…국내 증시 은행株 기대감↑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24 09:51 수정일 2021-11-24 16:25 발행일 2021-11-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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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유임 소감 밝히는 ‘세계 경제 대통령’ 파월 미 연준 의장 (워싱턴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연임이 결정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금융주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매파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대비 300원(0.46%) 오른 6만5200원에 거래 중이다. KB금융(1.4%), 신한지주(1.74%), 하나금융지주(1.53%), BNK금융지주(0.46%), DGB금융지주(0.63%), 기업은행(1.80%), JB금융지주(0.95%), 제주은행(0.68%), 기업은행(1.35%) 등도 일제히 강세다. 우리금융지주(-0.37%)의 주가는 약세다.

이처럼 은행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이 결정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백악관은 22일(미국 시간) 파월 의장의 연임을 발표했고, 내년 2월까지였던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2월까지로 연장됐다. 파월 의장과 더불어 강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언급됐던 레리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으로 지명됐다. 파월 의장은 연임 소감에서 “연준의 여러 정책 수단을 활용해 경제와 노동 시장을 지지하고, 높은 인플레이션 레벨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금융주의 주가가 대부분 올랐다. 지난 23일(미국 시간) 웰스파고는 2.11% 올랐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64%, 씨티그룹은 1.54%, 도이치은행은 3.54%, 제이피모간체이스는 2.39%, 골드만삭스는 2.57% 올랐다.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매파적(통화 긴축)일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의 연임을 결정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적 확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며, 상원 인준(입법부가 법률에 지정된 공무원의 임명과 행정부의 행정 행위를 인정하는 일) 과정에서의 불확실성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파월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고 인사청문회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퉁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최소화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파월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첫 번째 임기보다 매파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가능성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해 내년 6월 금리인상 횟수는 1.4회로 지난 주 금요일보다 올랐으며, 내년 말까지 총 3.4회의 금리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추후 연준 이사회에 비둘기(통화 완화) 인사들이 늘어나도 내년 연준의 전반적인 태도에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며 “내년에 투표권을 가지게 되는 연은 총재들의 구성은 더욱 매파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재임 소감도 연준이 내년에도 매파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며 “선물시장에 내재된 2022~2023년 금리는 파월 의장의 연임 발표 이후 상승해 25베이시스포인트(bp) 기준으로 내년 말 2회 인상과 2023년 말 3회 인상을 반영하는 중이며, 이와 같은 흐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의미하게 하락하기 전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이러한 구간에서는 단기 금리에 민감한 금융업종을 비롯해 할인율 상승에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이 유리하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지 않고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운송, 자동차, 필수소비재, 반도체 등의 업종이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