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순이익은 두 배 늘었는데…배당금은 8% 감소 전망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23 13:28 수정일 2021-11-23 13:31 발행일 2021-11-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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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코스피200 종목들의 올해 순이익 전망이 181조원으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배당금은 약 30조원으로 작년보다 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배당금 증감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삼성전자와 NAVER를 제외하더라도 이익 증가율 대비 배당금 증가율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200 내 종목들 중 증권사들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114개 종목의 올해 보통주 배당금 총액은 29조9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조6200억원) 대비 8.31% 낮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중간 배당을 제외하고 올해 12월 배당락일을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은 20조5100억원으로 작년(25조5600억원)보다 19.76% 줄어들 것으로 계산됐다.

문제는 코스피200 종목들의 올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코스피200 내 종목들 중 2014년부터 계속 지수에 포함돼 온 183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79조2000억원이고, 이들 중 올해 이익 추정치가 나온 114개 종목의 추정치는 179조5000억원이며 추정치가 없는 종목들의 순이익을 지난해와 같다고 가정하면 181조원이다.

이처럼 순이익 증가에도 배당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로는 우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특별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보통주에 대해 9조4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해 이익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금이 지급됐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특별배당은 아직 정해진 바 없고, 추정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올해 배당 추정금액은 지난해 실시한 특별배당을 제외하면서 9조4000억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NAVER의 회계상의 이익 급증도 영향을 끼쳤다. 정인지 연구원은 “올해 NAVER의 순이익 추정치는 작년보다 15조7000억원 늘어 배당 성향을 30%만 고려해도 약 4조7000억원의 배당 증가를 예상할 수 있었으나, 이는 올해 1분기에 NAVER에 발생한 자회사 관련 회계상 이익 급증”이라며 “올해 NAVE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기준 1조3700억원으로 작년보다 12.4% 증가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NAVER를 제외해도 순이익 증가율 대비 배당금 증가율은 제한적이다. 두 종목을 제외하고 연간 순이익이 1조원 넘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23개 종목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66조7000억원으로 작년(11조원)보다 55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 종목의 올해 보통주 기준 배당금액 전망치는 9조3000억원으로 작년(5조8000억원) 대비 3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별로는 올해 순이익이 1조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 중 이익 증가폭 대비 보통주 배당금 증가 폭 비율은 우리금융지주가 38.6%로 가장 높았고, SK텔레콤(23.6%), S-Oil(18.8%), 롯데케미칼(15.2%), POSCO(12.1%), LG디스플레이(11.1%), 현대중공업지주(11.0%), 금호석유(10.2%), SK이노베이션(8.9%), SK하이닉스(7.0%) 순으로 집계됐다.

정인지 연구원은 “해당 기업들 중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기업이 4종목 있는데, 이들은 이익이 증가하더라도 적자를 보전해야 하기 때문에 이익 증가폭 대비 배당 증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또, 경험적으로 배당 증가는 이익 증가 대비 비탄력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결국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여부에 따라 4분기 보통주 배당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 또는 감소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만약 증가하더라도 작년보다 6.9% 증가에 그치기 때문에 배당액 지수의 증가 폭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