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 막 내릴듯…한은, 25일 금리 1.00%로 인상 유력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21 12:46 수정일 2021-11-21 17:27 발행일 2021-11-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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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00%로 올릴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높아진 물가 상승률과 금융 불균형 문제가 커진 탓이다. 다만, 금리 상승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시장의 반응은 금리인상에 대한 관측이 사전 반영된 때문에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차 괴리가 더 커질 요소는 남아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1.00%로 올리면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선다. 한은은 지난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바 있다. 오는 25일 금통위에서 시장의 예상처럼 0.25%포인트를 기준금리를 올리면 석 달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서는 셈이다.

지난 달 열렸던 금통위에서는 최소 3명 이상의 위원이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내세운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동향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이달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내년 1월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안예하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물가 수준과 가계 부채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1.00%로 올릴 것”이라며 “한은은 금통위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조절하기 보다는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물가 수준이 예상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고, 이에 대한 경계심리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를 인상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겠으나 내년 1월에도 연달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자간담회 내용이 다소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동결 소수 의견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요소다. 한은은 지난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8월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연내 추가로 0.25%포인트 더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지난해 말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향후 속도 조절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경기가 계속 좋을 지 등에 대한 질문에 자신있게 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금통위 회의 당일 수정 경제 전망도 공개한다. 시장은 대체로 한은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4.0%)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학교 김소영 경제학부 교수는 “3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의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성장률 전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전망치가 모두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통위 결과가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는 적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 사실이나 한국 시중금리는 2회 금리인상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며 “오히려 최근 국내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어 한은이 태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