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비안, 서학개미 순매수 3위…국내 수혜주는?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18 11:23 수정일 2021-11-18 16:15 발행일 2021-11-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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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상장 이후 폭등하면서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일주일 새 1200억원 넘게 몰렸다. 리비안은 전기차 시장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전기 픽업트럭’을 필두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묻지마 투자’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리비안 순매수 금액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처음 거래됐던 지난 10일(미국 시간)부터 17일까지 총 1억395만달러로,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1228억6077만원이다. 이 기간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으로는 테슬라(2억7011만달러), 엔비디아(1억5869만달러)에 이어 일주일 만에 상위 3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리비안은 미국시장 기업공개(IPO) 역대 7번째 규모인 120억달러를 조달하면서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첫 날부터 공모가(78달러) 대비 29.14% 급등한 100.73달러에 종가를 형성한 뒤 5거래일 연속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16일(미국 시간) 종가는 172.01달러까지 뛰면서 공모가보다 120.53% 높은 가격을 기록한 것은 물론, 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의 시가총액을 앞질러 자동차업계 세계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17일 차익실현 매물이 빠져나오면서 전날보다 15.08% 급락한 146.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리비안은 IPO 조달자금으로 오는 2023년까지 약 8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 신윤철 연구원은 “지속적인 설비투자 투입으로 인해 영업손실 흑자 전환은 단기간 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도 “이는 제조업 스타트업으로서 거칠 수 밖에 없는 과정으로, 앞선 제너럴모터스(GM)의 사례처럼 내연기관차 사업 축소 비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리비안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20억달러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 9월 ‘R1T’의 첫 제품 인도가 시작되면서 실적을 내고 있다. 해당 제품의 지난달 말 기준 납품 대수는 총 156대인데, 이는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다음 달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1S’의 출시를 앞두고 주문이 몰리면서 제 2공장 부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밸류에이션 논란과 최근 주가상승폭이 매우 가파른 데 따른 변동성 확대를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윤철 연구원은 “리비안은 11월 현재 평균적으로 하루 3~4대 수준의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며 “양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이 중요했던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인 만큼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리비안의 주가 상승으로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와 양극재 공급 업체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신 연구원은 “리비안은 R1T, R1S 전기차 플랫폼에 삼성SDI의 원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며 “리비안의 연간 배터리 수요는 올해 0.9기가와트(GWh)에서 2023년 약 10.8GWh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SDI의 2023년 리비안으로의 매출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삼성SDI에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 전지박을 공급하고 있는 일진머티리얼즈, 배터리 뚜껑을 공급하고 있는 신흥에스이씨 등의 수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