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 줄이라는데…” 코스닥, 형보다 나은 아우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16 16:06 수정일 2021-11-16 16:48 발행일 2021-11-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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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_코스피

최근 코스닥지수가 코스피를 앞지르며 ‘형보다 나은 아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달 수익률이 더 높을 뿐만 아니라 2차전지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래대금도 코스피를 추월했다. 다만,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유입된 만큼 양도세 타격이 코스닥시장에 더 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3673억원,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7363억원이다. 코스닥시장의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른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26조원을 넘나들며 코스닥시장(15조6196억원)을 크게 웃돌았으나, 대장주 삼성전자 및 카카오, 네이버 등이 규제 이슈에 휘말리면서 변동성이 커지자 점차 줄어들며 코스닥시장과의 간격이 좁아졌다.

거래대금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코스닥시장에게 추월당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4.35% 올랐으나, 코스피는 0.89% 오르는 데 그쳤다.

이달 코스닥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투자자들로 파악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85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는 39억원, 개인투자자들은 6072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달 87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1조29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2조2943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같은 현상은 제조업 대형주가 공급망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의 중심에 놓인데다 금리 상승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연구원은 “대외 소음에 금리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군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화됐다”며 “주식시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변동성은 크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테마주 위주의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영향을 직접 받는 제조업에서 매크로 영향이 비교적 작은 이차전재 소재, 미디어와 게임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테마의 순환매 간격이 짧아지고 주가 변동폭이 올라갔기 때문에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에서 2차전지 종목인 에코프로비엠이 이달 들어서만 37.59% 급등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등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경계심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기업 대부분의 결산이 12월에 집중됨에 따라 매년 반복돼 온 수급의 계절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개인은 대주주 요건 회비, 양도소득세 등의 이유로 11월부터 차익실현에 나서고 1월에는 대량으로 매물을 내놓는다”며 “지난 2000년 이후 월평균 기준 11월에는 4800억원, 12월에는 1조원의 순매도 물량이 빠져나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는 개인 비중이 높고 수급이 얇기 때문에 연말에 불리하다”며 “실제로 2000년 이후 평균적으로 11월 첫 거래일 이후 약 40거래일 동안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코스피와 대형주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락에 가까워질수록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며 “연말까지 해당 종목들에 대한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국내 주식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비중을 줄여갈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