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시 호황에 5대 증권사 중 4곳 '1조클럽'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14 12:51 수정일 2021-11-14 16:00 발행일 2021-11-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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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중 KB증권을 제외한 네 곳의 연결 기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들의 호실적이 증시 호황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 증가에서 비롯된 만큼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내년 이후 실적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내년 이후에는 기업금융(IB), 지점(WM) 운영에서의 경쟁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미래에셋증권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39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0% 증가했고, 매출액은 3조3936억원으로 32.3% 늘었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2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 늘었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기업금융(IB) 및 기타수수료 수익은 전분기와 유사했는데,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자문 수수료가 소폭 줄었지만 인수 및 주선 수수료가 회복된 덕분이다. 판교 알파돔이 완공되면서 감정평가 이후 평가이익이 반영돼 3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은 3408억원으로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일부 투자자산의 평가손실이 존재했지만 다른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을 통해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 곳에 그쳤으나, 올해는 3분기까지 네 곳의 증권사가 1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3595억원,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7%, 121.10%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대 증권사 중 전년 대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상승률이 가장 높았는데, 이는 10곳이 넘는 기업공개(IPO) 주관과 유상증자 및 회사채 시장 발행량 확대, 카카오뱅크 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 덕분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3627억원,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183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14.43%, 116.94% 늘었다. NH투자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2927억원으로 작년보다 17.2% 줄었으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601억원으로 50.65% 증가했다. KB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으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295억원으로 5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대부분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올 상반기 증시 호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에서 비롯된 만큼 내년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강승건 연구원은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1000억원으로 예상되나, 내년에는 22조6000억원으로 줄어들어 이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매매 및 상품 손익에서 14.6% 감소가 예상되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감소와 채권평가손익 악화가 우려된다”며 “올해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의 평가이익과 2분기에 반영됐던 비시가성 자산의 평가이익이 기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이후에는 IB와 WM부문에서의 경쟁력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연구원은 “IB 및 기타수수료는 지난해 이후 정체됐던 해외 IB 거래의 정상화가 전망되며 국내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구조화금융이 호조세를 이어가며 8.5%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WM 수수료 역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Wrap) 자산의 평균 잔고 효과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내년 거래대금은 유동성 축소 가능성이 높아 줄어들겠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부터는 IB 부문에서의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