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해지는 공모주시장…“옥석가리기 중요”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04 13:17 수정일 2021-11-04 13:19 발행일 2021-11-0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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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중소형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스닥 역대 3위의 공모주 청약 흥행을 기록한 디어유에 이어 지오엘리먼트도 인기를 끄는 가운데 SM상선은 상장 일정을 미루면서 연내 첫 거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투자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진 때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박막 증착 부품 소재 기업 지오엘리먼트는 지난 2~3일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 2조9730억원의 증거금을 쓸어담았고, 1537.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오엘리먼트는 지난달 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는 1613.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희망 공모가 범위(7600~8700원)를 뛰어넘은 1만원에 공모가를 확정지은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지오엘리먼트는 전세계 유일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며 “일본의 의존도가 높았던 ‘스퍼터링 타겟’의 국산화가 향후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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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엘리먼트에 앞서 지난 1~2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던 글로벌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 디어유는 17조1402억원의 증거금을 모았고, 1598.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디어유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2001대 1로 코스닥 역대 3위를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8000~2만4000원)를 초과한 2만6000원에 확정지었다.

하이투자증권 박다겸 연구원은 “현재 버블만큼 팬과 아티스트가 밀접한 관계로 소통하면서 간편하게 수익화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며 “디어유는 잠재적인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나 적절한 서비스가 없어 ‘빈 집’인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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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상선)

반면, 삼라마이다스그룹의 해운 계열사 SM상선은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했다. 1~2일 열렸던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아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다. 비슷한 기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던 디지털 금융 기반 플랫폼 기업 아이티아이즈(633.61대 1)와 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전문 기업 비트나인(590대 1)의 경쟁률은 세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수요예측에서는 63대 1, 공모주 청약에서는 20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으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3만9000~4만8000원)보다 낮은 2만5000원에 설정됐다.

DB금융투자 이승우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IPO시장도 영향을 받았다”며 “기관 및 전문투자자들은 제한된 자금으로 인해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모주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때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이승우 연구원은 “다양한 이유로 비교 열위에 있거나 투자매력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흥행의 양극화와 차별화 시기에서는 옥석가리기에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