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14% 상승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03 16:04 수정일 2021-11-03 16:04 발행일 2021-11-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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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코스피 거래 시작<YONHAP NO-1629>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간증권 한국총괄대표,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거래 첫 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에 설정된 뒤 상한가에 거래 마감)’에는 실패했으나 공모가의 2배를 웃도는 수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카카오페이와 ‘한 지붕’을 나누는 그룹 내 다른 종목들은 대체로 개별 실적에 따라 움직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시초가 대비 1만3000원(3.89%) 오른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9만원) 대비 114.44% 높은 가격이며, 시가총액은 25조1609억원으로 코스피 14위를 기록했다. 같은 그룹 내 카카오뱅크(28조2210억원)의 시총과 약 3조원 차이다.

류영준 대표이사 등 임직원은 이날 상장을 계기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에서 시초가 18만원 기준 1주당 14만6083~17만5000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그 중 류영준 대표의 스톡옵션 미행사 수량은 71만2030주이며 행사가격은 5000원으로 시초가 기준 평가차익은 1246억원이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우리사주조합 849명의 시초가 기준 1인당 평가차익은 평균 3605만원으로 계산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8월을 목표로 7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공모가 고평가 등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으며 상장 일정을 미룬 바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는 171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고, 뒤이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에서는 국내 기업공개(IPO) 기업 최초로 100% 균등 배정을 실시하면서 5조6000억원 규모의 증거금을 쓸어담았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상장 기념식에서 “카카오페이는 이제 전 국민의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한 번 더 도약하는 발판 위에 서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주가 흐름은 카카오페이의 성장 가능성과 금융당국의 공모가 등 규제 논란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의 카카오페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플랫폼 금융 사업자의 확장성이나 성장성을 볼 필요가 있다”며 “비교 대상이 없어 변동성은 크지만, 카카오뱅크 사례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40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DB금융투자 정광명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로 묶인 물량이 많아 당분간 수급 측면에서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가 기존에 없던 사업 모델을 영위하는 만큼 기존 금융회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달라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같은 날 카카오그룹의 대장주인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3500원(-2.73%) 하락한 12만45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2만8500원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낙폭을 2%까지 키워나갔다.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4700원(-7.33%) 하락한 5만9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은 3분기 순이익이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520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전 거래일 대비 2600원(3.01%) 오른 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427억원을 기록하면서 신작 ‘오딘’의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