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천이백슬라’ 달성…국내 증시 영향은?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1-02 16:19 수정일 2021-11-02 17:19 발행일 2021-11-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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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의 주가가 하루 만에 8% 넘게 오르면서 ‘천백슬라’는 물론 ‘천이백슬라’도 뛰어넘었다. 주가 상승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사우디 아람코, 알파벳, 아마존이 구축하고 있는 이른바 전 세계 시가총액 ‘빅5’에 포함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1일(이하 미국 시간) 전 거래일 대비 94.59달러(8.49%) 급등한 1208.59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2140억달러로 메타(구 페이스북·9179억달러)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6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며 ‘천슬라’ 고지를 밟은 지 약 1주일 만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오전 상승 출발한 뒤 반등폭을 점차 키워나가며 주당 1209.7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테슬라의 이날 종가는 한 달 전 종가(775.22달러) 대비 55.90% 오른 가격이다.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은 약 200%에 달한다.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가 테슬라의 차량 10만대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상승에 속도가 붙었다.

테슬라의 주가가 주당 1200달러를 뚫으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크게 불어났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재산은 3351억달러로 전 세계 부호 1위다. 2위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1930억달러)와의 격차는 14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 상승 이유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의 경제 매체 CNBC의 프로그램 ‘매드머니’의 진행자 짐 크래머는 1일 CNBC 방송에 출연해 “(테슬라처럼) 주식이 아무 이유없이 계속 상승하는 것을 본 적 없다”며 “테슬라는 우리가 논의해봐야 할 일종의 ‘현상’”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목표주가(1200달러)를 뛰어넘으며 고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인 파이퍼샌들러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200달러에서 1300달러로 올렸다.

알렉산더 포터 파이퍼샌들러 연구원은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사들이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전기차는 휘발유 차량보다 운영 비용이 저렴하고 수요가 매우 강해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주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300달러에서 1500달러로 잡았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역사적인 상승흐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테슬라가 목표주가에 도달하기 위해선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베를린과 오스틴의 신규 공장 생산을 빠르게 늘리면 다른 렌터카 업체들의 후속적인 대량 주문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 온기는 미국 뉴욕증시 3대지수 상승으로도 이어졌으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테슬라의 주가 급등 효과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테슬라와 포드 등이 전기차 사업 투자 확대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보인 점은 국내 자동차 및 2차전기 관련 업종들의 투자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