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株 3Q 희비…전기 웃고 물산·SDS 울고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0-28 16:22 수정일 2022-05-24 13:46 발행일 2021-10-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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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주 내 종목들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다. 3분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킨 삼성전기는 향후 전망도 긍정적인 반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는 실적 회복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들이 제시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8000원(5.03%) 오른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삼성물산은 3500원(-2.9%) 하락한 11만7000원에, 삼성에스디에스는 5000원(-3.12%) 하락한 15만5000원에서 장을 마감했다.

삼성그룹주 내 종목들이 이처럼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3분기 실적과 4분기 이후 전망에 대한 관점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은 4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증가했으며,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물량 확대 등 업황 호조세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기의 4분기 이후 실적도 긍정적일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다. NH투자증권 이규하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4분기 실적은 PC 및 TV 수요 둔화와 중화권 스마트폰 재고 조정 등의 이유로 전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MLCC 고부가가치 제품이 확대되면 평균혼합단가가 올라 이익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또, 삼성전기는 MLCC의 인위적인 가격 상승 없이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서버용 패키징 기판 납품, 전장용 MLCC 등 추가 실적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므로 최근 주가 조정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물산과 삼성에스디에스의 목표주가는 낮아지는 추세다. 삼성물산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는데,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석탄발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원가 상승이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낮췄고, 메리츠증권은 18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낮췄다.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 시점을 고점으로 지지부지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삼성그룹이 강조하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노력의 가시적인 성과가 부재한 가운데 상장 지분가치 하락,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매각 결정 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배당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를 위해선 실적 회복은 물론 보유 자사주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자본 활용 정책 시행, 신사업 투자의 유의미한 성과 확보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삼성에스디에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는데,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에스디에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내렸고, 삼성증권은 25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삼성에스디에스는 관계사의 IT 투자 회복 지연으로 대내 IT서비스 매출 성장률 반등이 예상보다 느리다”며 “개발자 인건비 상승과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신규 인력 채용으로 IT서비스 부문의 영업이익률도 하락하는 중”이라고 파악했다.

오 연구원은 “삼성에스디에스가 성장성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4조원대의 보유 현금을 활용해 인프라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