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사용자 수로 시장점유율 높일 것”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0-25 10:15 수정일 2022-05-24 13:48 발행일 2021-10-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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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3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다음 달 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에 앞서 25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는데, 국내 최초로 일반 투자자 몫의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90만원이면 누구나 1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이날 카카오페이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의 본질은 금융 플랫폼으로 다양한 금융기관과 공생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결제와 금융서비스를 아우는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만큼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사용자 수와 폭넓은 협력사 생태계, 편의성과 안정성을 갖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가입자수가 3650만명, 월간이용자수(MAU)는 20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총 거래금액(TPV)은 85조원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지난 2년간 연평균 102%씩 성장 중이다. 류 대표이사는 “효과적인 간편결제와 송금 서비스로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고, 각종 청구서와 고지서, 인증, 멤버십 서비스 등을 통해 사용자들이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렇게 유입된 사용자들에게 대출 상품 중개 및 자회사를 통한 투자, 보험 상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의 출범 첫 해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은 6만6000원 수준에서 5년차 100만원까지 불어났다. 또, 카카오페이에서 3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비중도 지난 2018년 말 21.9%에서 올해 6월 말 55.5%로 크게 불어났다. 류 대표이사는 “사용자들이 송금과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교차 사용이 빠르게 증가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카카오페이는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82억원을 기록했다. 류 대표이사는 “지난 2019년 2%에 불과했던 금융 서비스 분야의 매출 비중을 올해 상반기에는 32%까지 끌어올렸다”며 “앞으로도 매출 구조를 점진적으로 다변화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46조3000억원에 달하는 목표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편의 기능을 구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준비하고 있으며,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해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출 중개 분야에서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활용해 금융이력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금융서비스 이용 기회를 제공하고, 신용대출상품에 이어 전세 및 주택담보대출, 카드대출, 선불·후불 결합형 모바일 교통 서비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사용자들에게 맞춰진 분석 서비스와 맞춤형 옵션을 제시해 자산현황 조회, 수입 및 지출 심층 분석에 따른 금융상품 제공 등의 기능을 갖출 계획이며, 해외 앤트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30조원 규모의 해외시장을 공략할 사업 기회를 모색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

이번 기업 공개를 통해 약 1조5300억원의 자금을 모을 예정인데, 이를 위와 같은 성장 전략에 사용할 예정이다. 류영준 대표이사는 “다른 법인 증권 취득 자금은 증권 리테일 사업 확장, 디지털 손보사 자본 확충, 전자상거래 협력 구축 및 지분투자, 유망 핀테크 기업 인수합병(M&A) 등의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며, 운영자금은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 확충과 소액 여신 서비스 운영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가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최소 청약 기준은 20주로, 청약증거금 90만원만 있으면 누구나 카카오페이의 주주가 될 수 있다. 류영준 대표이사는 “카카오페이의 기업철학인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에 따라 이 같이 결정했다”며 “공모주 청약의 장벽을 낮춰 모든 청약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일~21일 진행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9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날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다음 달 3일 첫 거래를 시작한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 JP모간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대신증권, 인수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