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삼세판' 상장 도전…100% 균등배정으로 투자자 구애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0-18 10:36 수정일 2022-05-24 13:51 발행일 2021-10-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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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가 다음 달 3일 상장을 앞두고 이번 주 수요예측과 다음 주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두 번의 증권신고서 정정을 마치고 세 번째 상장 도전인 만큼 시장이 거는 기대가 크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등 우려를 떨칠 수 없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국내 최초로 공모주 청약에서 물량을 100% 균등 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사로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8일 카카오페이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오는 20~2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날 수요예측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공모가가 정해지는데, 희망 공모가 범위는 6만~9만원이며 최대 1조53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11조7330억원이다. 공모자금 중 일부인 2820억원은 증권 리테일 사업확장에, 1500억원은 디지털 손해보험사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하반기 주식거래 서비스 출시, 펀드 상품 출시, 신용·대출 연금 서비스 출시 등을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공모가는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을 27억원으로 연율화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카카오페이의 최근 3년 매출액 성장률이 100%를 웃돌고, 평균 공모 할인율을 유가증권시장의 5년치 평균보다 보수적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상장 이후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수요예측을 마친 뒤 25~26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고, 다음 달 3일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 JP모간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대신증권, 인수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두 번의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우선 지난 7월 초 처음에 제시했던 공모가(6만3000~9만6000원)가 고평가 논란에 휘말리면서 상장 일정을 연기한 뒤 희망 공모가 범위를 소폭 낮춰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근거로 카카오페이에 제동을 걸면서 상장 일정이 한 차례 더 늦어졌다. 당국은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 플랫폼 업체들의 대출·보험상품 비교서비스, 펀드 판매 등이 사실상 광고가 아닌 중개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선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박혜진 연구원은 “향후 결제시장에서 유리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마련돼있어 매출의 성장성은 기대된다”며 “본업 외에 확장성을 키워나가야 하는 영역은 금융서비스로, 증권과 보험 자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 등 투자상품이나 보험상품 판매는 가능하겠으나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DB금융투자 정광명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지난 9월 대출성 상품 대리 중개업 라이선스를 취득하면서 대출 서비스의 정식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자회사를 통한 추가 금융서비스 도입이 기대되고 있어 금융 서비스 부문의 성장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매출액에서 금소법 관련 영향을 받는 부분은 미미하다”며 “카카오페이의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 배수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 기업보다 높지만, 2018~2020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이 102%라는 점, 월간이용자수(MAU) 1990만명을 바탕으로 추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배수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국내 기업공개(IPO)에서 최초로 공모주 청약에서 물량을 100% 균등 배정하기로 했다. 최소 청약 기준인 20주를 청약하면 누구나 같은 수량의 주식을 받게 된다는 뜻으로, 더 많은 소액투자자들을 받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