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에서 불거진 파산설 때문에 중국의 가계 소비 회복이 더뎌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한은이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중국 도시 주민의 가구당 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9.1%로 가장 많다. 주택 다음으로는 기타 실물자산(20.5%), 금융자산(20.4%)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신규 부동산 대출을 억제하고 학군제도를 개편하는 등 주택 투기 잡기에 나서면서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맥이 빠지고 있다. 여기에 헝다그룹 사태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이 더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조사국 국제경제부는 “헝다그룹 사태에 따른 주택시장 둔화는 소비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헝다그룹 사태가 건설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면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 다만, 한은은 중국 정부가 유동성 지원을 늘리고 있는 만큼 헝다그룹 사태가 금융위기로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헝다그룹 사태는 중국경제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 중 일부”라며 “앞으로도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수 있어 글로벌 금융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