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파격 대출·매력 금리… "금융노마드, 어서오세요"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1-10-06 07:00 수정일 2022-05-22 18:54 발행일 2021-10-06 14면
인쇄아이콘
[트렌드] 문 연 '인뱅 3호 메기' 토스뱅크 A to Z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공식출범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출범 당시만 해도 어색했던 ‘인터넷전문은행’ 개념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해진 만큼 이용자와 계좌, 수신잔고는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관건은 대출이다. 출범을 앞두고 토스뱅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토스뱅크를 비롯한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전망에 대해 알아보자.

◇ 시작부터 공격적 행보

토스뱅크는 ‘토스(Toss)’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설립한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자기자본은 2500억원 규모로, 2017년 출범 당시의 케이뱅크(2500억원), 카카오뱅크(3000억원)와 유사하다. 토스뱅크는 출범을 앞두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토스뱅크가 출시한 수시입출금통장은 예치 규모와 상관없이 이자 2%를 제공하며, 송금과 ATM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신용대출은 한도 최대 2억7000만원, 대출금리 최저 2.76%이며, 은행 계좌와 연계된 체크카드에서도 월 최대 4만6500원 수준의 혜택을 제공한다.

토스뱅크 출범으로 토스의 금융플랫폼 입지는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토스 앱은 작년까지 송금 서비스 위주로 트래픽을 형성해 왔기 때문에 이용자 수는 많지만 트래픽의 질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번 토스뱅크의 출범을 계기로 트래픽의 질을 극적으로 개선시킬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비대면 접근성으로 고객 확보 무리 없어

토스뱅크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두드러지는 장점은 비대면 접근성이라는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이후 이용자와 계좌 및 수신잔고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토스 앱의 월간이용자수(MAU)는 2월 916만명에서 8월 1206만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달 10일 사전 신청자를 받은 연2% 예금통장 예비고객은 이달들어 105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36개월 이상 거치시 연 1.60%이다.

앞서 출범한 토스증권의 성공 사례도 토스의 플랫폼 파워를 입증하는 증거다. 토스증권의 9월 말 현재 국내주식 위탁매매 약정 점유율은 0.58%로 현대차증권(0.44%)을 앞섰다. 정준섭 연구원은 “토스증권은 올해 3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 개시 이후 적극적인 마케팅과 수많은 토스 이용자를 바탕으로 가파르게 점유율을 늘렸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토스 앱의 트래픽을 확대시키는 선순환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뿐만 아니라 수시입출금 예금 금리가 2%로 높다는 점도 토스뱅크의 장점이다. 정준섭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의 토스뱅크 은행업 본인가 부대조건은 손익분기점 도달 예상 시점인 2025년까지 증자계획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토스뱅크는 매년 최대 3000억원씩, 5년간 자기자본 1조원 증자를 목표로 하고 있어 단기간에 가파른 가입자 확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현재 토스뱅크 최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율은 인터넷전문은행법에서 정한 지분율 상한선(34%)에 도달해 추가증자를 위해선 다른 주주들을 설득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며 “즉, 토스뱅크는 성과 창출에 대한 의지가 크고 플랫폼 역량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목표 수준만큼의 고객과 수신잔고 확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관건은 대출, 공격적이긴 어려워

관건은 여신(대출)인데,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점점 강화되는 만큼 공격적인 대출 영업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다. 물론 토스뱅크는 새롭게 출범하는 입장인 만큼 정부 가계대출 관리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은 아니겠으나 지금처럼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 분위기에서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겠단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토스뱅크는 중금리대출 비중을 올해 34.9%에서 2023년 44%까지 늘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손 비용을 ‘잘’ 관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 한국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지난해 12.1%에서 2023년 31.7%로 늘어날 경우 연체율은 0.7%에서 2.2%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자산부채관리(ALM·Asset Liability Management)도 고려해야 한다. 토스뱅크가 이미 수시입출금 통장에 2%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 만큼, 이보다 만기가 긴 정기 예적금에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정준섭 연구원은 “토스뱅크의 수신은 수시입출금 위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대출자산은 그만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토스뱅크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위한 대출자산은 적어도 7조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당기순손실 등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반복적인 증자가 필요하며, 주주들을 설득할 만한 뚜렷한 성과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의 경쟁 심화

토스뱅크 출범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토스 앱의 MAU가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만큼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와 금융플랫폼 선점을 두고 이용자 확보 경쟁이 형성될 것으로 점쳐지며, 케이뱅크와는 2% 예금 이자와 무료 수수료, 카드리워드 등 혜택 중심의 영업에서 우위를 다툴 것이다. 공통 과제는 ‘중금리 대출 확대’라는 공통 과제도 주어져 양질의 고객 확보 경쟁 또한 피할 수 없다.

다만, 토스뱅크가 기존 시중은행에 미칠 영향은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준섭 연구원은 “토스뱅크가 확보하려고 하는 중금리 대출 고객은 기존 시중은행의 주요 고객이 아닌데다, 고신용자 대출은 지금 같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분위기에서 경쟁이 나타날 이유가 없다”며 “수신 고객 유치 경쟁이 일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이 또한 전반적인 고객 성향이 기존 시중은행보다는 다른 인터넷전문은행과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