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조직을 죽이는 낙하산 정실인사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입력일 2021-09-29 14:04 수정일 2021-09-29 14:05 발행일 2021-0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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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경영 컨설턴트

“삶은 유약(柔弱)하고 죽음은 견강(堅强)하다.” 노자 말씀이다. 사람의 몸은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죽으면 굳어진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게 자연 법칙이다.

기업조직도 마찬가지다. 유연하면 살지만 강직하면 죽는다. 가정과 기업은 인간 지혜가 만든 가장 대표적인 사회조직이다. 가정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의 집단이며 회사는 비즈니스맨들이 모인 곳이다.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의 저자인 독일의 사회학자 페르디난트 퇴니에스의 성찰이다. 게마인샤프트, 즉 공동사회의 전형인 농촌사회에서는 대인관계가 자생적 정서에 의해서 결정된다. 게젤샤프트, 즉 이익사회는 합리적 의지의 산물이다. 기업이 대표적이다.

‘조직의 성쇠’의 저자 사카이야 다이치에 의하면 조직의 경직성을 초래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성공신화에 매몰되기 때문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직은 계속되는 성장에 도취했다. 그래서 무모하게 덩치를 키워 나갔다. 분수에 넘치는 군사를 동원하고 무리하게 조선 침공에 나섰다. IMF 외환위기 때 한국 30대 재벌의 2분의 1이 무너졌다. 그들 역시 무작정 덩치를 키우는 데만 혈안이 됐기 때문이다.

둘째, 정실인사 때문이다. 그것은 2차대전 패배시 일본의 육군과 해군이 본보기다. 고위직은 육사와 해사출신만의 잔치였다.

셋째, 정부의 과도한 보호정책 때문이다. 일본의 석탄산업이 대표적이었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여기에 속한다. 대체로 독점상태에서 정권의 비호아래 있기 때문이다.

공정을 외치면서도 문재인정부는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관행을 정권말까지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여당인사들을 비롯해 전직 국회의원이나 당직자 출신들이 도처에 포진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전문성이 있는지조차 의심받고 있다. 정권말까지 보은인사, 정실인사가 단행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조직을 죽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짐을 떠넘기는 기만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정부에 우호적이었던 민변·참여연대의 LH비리의혹 폭로로 근자에 터진 LH비리는 바가지분양으로 폭리를 챙겼고 더불어 조직원들의 부동산 투기비리가 만연한 상황은 이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의 연속으로 살인적인 집값폭등과 편벽한 탈원전정책과 함께 과연 공공조직의 존재가치는 물론이려니와 정권의 존재가치까지 우려하는 국민적 회의감까지 들게하고 있다.

오죽하면 장기표 전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경남 김해을 당협의원장)는 여러매체와 인터뷰하면서 1세기전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5적’을 빗대 ‘망국7적 시리즈’를 밝히며 “문재인정권은 경제는 파탄, 안보는 실종, 외교는 고립되어 국민분열을 시키고 있다”고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그가 규정한 ‘망국7적’은 △제1적 민주노총 △제2적 전교조 △제3적 공기업 △제4적 치솟는 집값 △제5적 탈원전 △제6적 종북주사파 △제7적 대깨문이다.

그는 세상이 다 아는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선구자요 운동권의 대부(代父)며 영원한 재야’인데 오죽하면 자신후배들의 집합체인 민노총을 제1적으로 지적하며 민노총위원장에게 끝장토론을 제의하겠는가! 그의 말대로 ‘망국7적’은 ‘문재인의 캐릭터요 아바타’가 아닐까.

이해익 경영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