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롱'의 라이벌, 장폴 벨몽도 영면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21-09-07 11:46 수정일 2021-09-07 17:37 발행일 2021-09-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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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몽도
한 시대를 풍미한 프랑스 국민배우 장폴 벨몽도가 88세를 일기로 하늘의 별이 됐다.(연합)

프랑스 국민 배우 장 폴 벨몽도가 별세했다. 벨몽도의 개인 변호사인 미셸 고데스트는 6일(현지 시각) 벨몽도가 파리 시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향년 88세. 

벨몽도는 스타덤에 오른 계기가 된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1960년)를 비롯해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알랭 들롱과 함께 1960~70년대 프랑스의 대표적인 남자 영화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1억30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프랑스의 누벨 바그(Nouvelle Vague) 열풍을 이끈 주역이었던 그를 프랑스인들은 베벨(Bebel)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그는 남성성의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로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스턴트 연기를 하는 배우로도 유명했다. 배우가 되기 전 권투 선수 지망생으로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시대를 풍미했고 일흔살의 나이에 딸을 얻어 아버지 대열에 합류하기도.

벨몽도는 예술영화뿐만 아니라 액션 영화, 코미디 영화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들었고 경찰, 도둑, 신부, 비밀 요원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벨몽도는 2016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3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그의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알랭 들롱은 “나는 60년간 알고 지낸 친구를 잃었다”며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내가 산산조각난 것 같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벨몽도는 프랑스의 국보였다”고 추모했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남자로서, 연기자로서 그가 보여준 관대함은 영화사에 몇몇 훌륭한 순간들을 남겼다”며 “고맙습니다, 장폴”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