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한계기업 15곳 불공정거래 혐의 적발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1-08-22 13:53 수정일 2021-08-22 16:32 발행일 2021-08-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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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기업의 특징/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2020년 12월 결산 한계기업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심리를 실시해 15종목 에서 혐의를 적발하고 금융당국에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 거래소 시장감시부에서 심리 의뢰한 24개 종목 중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종목은 심리 중이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으로, 영업활동을 해서 이자(금융비용)도 갚지 못하는 곳을 말한다. 경쟁력을 상실해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는 의미에서 ‘좀비기업’이라고도 불린다.

발견된 혐의는 미공개정보 이용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정거래·시세조종·보고의무 위반이 각각 1건씩이다.

일부 업체는 악재성 정보 공시로 낮아진 주가에 물량을 확보한 뒤 신규사업 진출 공시 등을 활용해 주가를 부양, 보유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악재성 정보 공시 이전에 보유지분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하는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도 나타났다. 미공개정보이용·시세조종 등의 혐의와 함께 보고의무를 회피하는 복합혐의도 다수 발생했다.

적발된 한계기업들의 특징을 보면 결산기간에 주가·거래량이 급변하고 최근 2∼3년 사이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부실해졌다.

한계기업 15개사의 2020년 결산기간(2021년 1∼3월) 평균 주가변동률은 31.5%로 같은 기간 코스피(6.5%)나 코스닥지수(1.3%) 변동률을 크게 웃돌았다. 거래량도 직전 3개월 대비 244% 증가했다.

15곳의 작년 평균 영업손실은 67억6000만원, 순손실은 161억9000원으로 적자 상태다. 최근 3년간 지속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2018년 119.5%, 2019년 162.3%에 이어 작년에는 453.9%까지 급등했다.

또 2019년 1월∼2021년 6월 9개사가 33회에 걸쳐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2895억원을 모으는 등 자본금 대비 대규모 자금을 반복 조달했다. 총 4368억원, 1사당 평균 36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들의 자본금 평균은 157억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15개사는 최대 주주 지분율이 낮고(평균 20.9%)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과정 등에서 최대주주 및 경영진 변경이 빈번해 경영 안정성도 떨어졌다. 이 중 6사는 지분율이 10% 미만에 그쳤다.

기존 사업과 관련성이 낮은 최신 테마성 사업을 목적 사업으로 추가하거나 자본규모 대비 과도한 투자를 실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투자자는 기업재무사항 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계기업은 주식리딩방 등의 작전종목으로 이용될 수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리딩방 등에서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