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다가오는데 ‘빚투’ 여전히 사상 최대…“부채관리 집중해야”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1-08-09 13:03 수정일 2021-08-09 16:09 발행일 2021-08-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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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여전히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가까운 시일내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가운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의 신용융자 잔고는

24조1623억9900만원(6일 기 준)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을 말한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이 13조1705억 원, 코스닥시장이 10조9918억 원이다.

기준금리가 인상하는 시기에 증시는 조정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과거 금리인하 사이클(2012년 7월~2017년 11월)과 최근 금리인하 사이클(2019년 7월~)에서 각각 61%, 66% 상승했다. 반면 과거 금리인상 사이클(2017년 11월~2019년 7월)에는 14% 하락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용 잔고는 합산 시가총액과 정확히 동행하므로 증시 하락은 곧 신용 잔고 감소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빚투’에는 치명적이다.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때 투자자가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대출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엔 보유한 주식을 다 팔아도 빌린 돈을 못 갚는 깡통계좌가 된다.

한은의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가까운 시일 내 기준금리 인상 입장을 나타냈다. 올해 한은의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회의는 오는 26일, 10월 12일, 11월 25일 등 총 3차례 남았다. 일각에선 10월 인상을 점친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인상 의견을 냈던 고승범 위원이 신임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8월 금통위는 5인 체제가 될 수 있다”며 “5명의 위원 모두 인상 의견을 개진해야 8월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조 연구원은 “고승범 위원은 한은 총재 추천으로 연임했기 때문에 후임자에 비슷한 성향을 고려하면 10월 인상 가능성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반면 현 정부 정책기조상 8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승범 위원의 금융위원장 내정으로 8월 금통위원 체제에 변화가 생기면서 이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정부내 정책기조는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 문제에 더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오히려 더 견고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저금리에 ‘빚투’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부채를 관리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저금리에 의존해 과도한 레버리지를 도모했던 소비자들은 투자위험관리와 이자부담 확대에 따른 부채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금리 정상화에 직면해 이제는 채무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펀더멘탈에 근거한 합리적 투자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