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매파적 한은, 8월 금리인상도 배제하기 어려워”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1-07-16 09:33 수정일 2021-07-19 14:22 발행일 2021-07-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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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16일 이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한은이 코로나 확산의 경제적 영향을 지켜보고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으나, 이주열 총재는 오히려 금융 불균형을 경계해 하반기 경기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전날 금통위에서 한은은 델타 변이 확산에도 경제가 회복 궤도를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물가 전망은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지난 5월 1% 후반대에서 이번에 2% 내외 등락을 예상했다.

무게는 금융안정에 실렸다. 경기 회복 자체보다 레버리지를 통한 부채 증가를 경계하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봤다.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7명의 금통위원 중 고승범 위원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 의견을 내면서 금융안정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소민 연구원은 “델타 변이 상황에도 한은과 이주열 총재 입장은 흔들리지 않았다”며 “최소한 10월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에도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1~3개월 후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8월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했으나 고승범 위원이 소수의견을 내면서 금리인상 시그널에 정점을 찍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안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상당히 매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며 “부채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지적해 금융불균형 완화를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는 점을 주장했다”고 짚었다.

전날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불균형 문제를 거시건전성 정책과 함께, 거시경제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통화 정상화 속에서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보다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안 연구원은 “매파적 기자간담회를 고려할 때 8월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평가하며 연내 3분기와 4분기 중 한차례씩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금통위 회의는 8월(26일), 10월(12일), 11월(25일) 등 3차례가 남았다. 10월 이전에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연말 이전에 한차례 더 올리면 현재 0.5%인 기준금리가 1%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