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 정치', 젊은 꼰대로 변질되지 않길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1-06-17 14:44 수정일 2021-06-17 16:05 발행일 2021-06-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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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청년 정치의 기수, 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며 국민의힘 당대표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이준석 후보가 결국 국민의힘의 신임 당대표가 됐다. 36세인 이 대표의 제1야당 대표 당선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고 세계 정치사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라 여야 정치권은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은 지난 4·7재보궐선거를 비롯해 이번 이 대표의 당선에서 발휘된 2030세대의 파워를 실감하며 앞 다퉈 청년 정책을 쏟아내며 청년 민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발 맞춰 이 대표는 국회 등원 첫날부터 공유자전거 ‘따릉이’ 로 국회로 출근하며 기존의 정치인들이 보여준 ‘여의도 문법’과 다른 정치 문법을 보여주며 청년정치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자전거로 출근할 당시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 논란이 됐는데. 이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유자전거에 대한 헬멧 착용 의무는 실제로 사문화된 조항”이라면서 “공유자전거를 타기 위해 헬멧을 들고 다녀야 한다면 과잉규제다. 이는 제도가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지적대로 지난 2018년 9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자전거 탑승시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됐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어 지킬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이 대표는 더 이상 일반 청년 정치인이 아닌 제1 야당의 대표고 국가의전서열 8위에 해당하는 위치에 올라있다.

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면 국민들을 리드 할 수 있는 품격과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헬멧에 대한 미착용을 과잉규제라고 반대한다는 것은 운전시 안전벨트 미착용 지적을 과잉규제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싶다. 청년 정치가가 ‘젊은 꼰대’로 불리기 전에 먼저 준법의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권규홍 정치경제부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