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돈줄 조이기’ 최대 변수, 5월 美고용 주목하는 시장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1-06-01 14:17 수정일 2021-06-01 14:18 발행일 2021-06-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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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

국내외 금융시장이 5월 미국 고용지표(현지시간 4일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5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테이퍼링’ 논의를 본격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끌어올린 가운데 시장은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 개시 시점을 점치고 있다.

현재 연준의 매월 자산매입 규모는 미 국채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다.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처음 언급한 후 2013년 9월까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대로 급격히 치솟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이 있었다. 이른바 ‘테이퍼 텐트럼’이다.

연준이 주목하는 두 가지 경제지표 중 하나인 물가는 최근 20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해 시장 예상치(2.9% 상승)를 웃돌았다. 연준의 목표치인 2%도 크게 넘어섰다. PCE는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물가지표다.

그러나 PCE가 급등했음에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1.5%대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에서 S&P500 등 3대지수는 상승한 바 있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PCE 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가속화의 기대감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상쇄하면서 주가는 오른 반면 국채금리는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다음에 이어질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는 5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이 지난 4월(26만6000명)을 웃도는 67만4000명 수준이다.

시티그룹은 5월 비농업 일자리 취업자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지만 75만 명 이하일 경우 연준이 6~7월 FOMC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공론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수가 50만 명 이하라면 오는 8월에 있을 잭슨 홀 미팅 이후에 테이퍼링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티그룹의 테이퍼링 예상 로드맵은 주요 투자은행들 가운데서도 가장 빠른 편이다. 6~8월 논의 후 9~11월 테이퍼링 계획 발표, 12월 테이퍼링 개시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 다만 다른 투자은행들은 대체로 2022년 초에 테이퍼링이 개시될 것이라는 입장에서 아직은 변화가 없다.

김성택 부장은 “올해 상반기의 물가급등은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시장의 컨센서스로, 물가상승이 일시적일지 지속적일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5월 고용지표 결과가 단기적으로 연준의 정책방향을 좌우할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