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코로나 경제'가 서울시장을 결정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입력일 2021-02-21 13:41 수정일 2021-05-31 17:55 발행일 2021-02-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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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사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서울시민들은 누구를 차기 서울시장으로 선택할까. 4월 7일 보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선거 전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각 정당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예상했던 안철수 후보는 일찌감치 단일화 후보를 주장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까지 후보로 가세했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와 비교해 볼 때 가장 쟁쟁한 후보들이 나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여당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사실상 세 번째 도전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 지지 기반이 조금이라도 있는 후보들이 탐내는 자리가 바로 서울시장이다. 선출직으로 대통령 다음가는 자리임과 동시에 차기 대선후보로 발돋움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서울시장 자리가 정치적으로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선거판은 ‘퍼주기’ 선거나 다름없다. 같은 날 실시되는 부산시장 보궐 선거의 가장 중요한 정책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예산을 놓고 본다면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하는 국가적 과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할지 쉽게 계산되지 않을 정도다. 서울은 더하다. 각 후보들마다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만하면 억대의 지원금을 비롯해 각종 지원금을 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걸고 있다. 일단 유권자들로부터 표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에 서울시의 예산 감당 능력은 검증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오는 4월에 당선되는 후보의 임기는 1년 남짓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당선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선심성 공약을 얼마나 믿어야 하나.

코로나19 국면은 차기 서울시장에게 아주 비상한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정치적 기술이 아니라 전문적인 행정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MBN의 의뢰를 받아 15~16일 실시한 조사(서울807명 무선가상번호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4%P 응답률4.9%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시정 운영 능력이 35.8%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 정책이 그 다음으로 25.6%였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시정 운영 능력’ 비율이 높았고 30대는 ‘부동산 정책’이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월이나 되어야 집단 면역이 형성된다는 정부 발표를 감안하면 코로나 국면에서 방역과 함께 서울시의 경제를 살리는 역할이 가장 중요한 후보자의 자질이다. 부동산 정책도 넓게 보면 경제 정책이다. 보궐 선거에 당선될 후보의 임기 1년 동안은 비상 시국이다. 코로나 방역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일이 ‘코로나 경제’다. 다른 지역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층과 중소상공인들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특단의 지원이 제공되어야 한다. 코로나 국면에서 주택에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합리적이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모를 리 없다. 어설픈 ‘포퓰리즘’ 공약 이 아닌 정교한 ‘코로나 경제’ 대책이 서울시장을 결정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