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 反공매도 운동 증시 영향은…“셀트리온·에이치엘비 겨냥”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1-02-04 15:40 수정일 2021-05-10 17:45 발행일 2021-02-0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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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2일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됐지만,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다. 특히 반(反)공매도 개미군단의 ‘반(反)공매도 대장주’로 지목된 셀트리온·에이치엘비 등에 대한 주가흐름에 이목이 집중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는 2조59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1위다. 2위인 삼성전자(3136억원)와 비교해도 7배 이상 차이가 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이치엘비(3079억원)가 가장 많고, 셀트리온헬스케어(2024억원), 케이엠더블유(1925억원), 펄어비스(1184억원)이 뒤를 이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를 중심으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와 전쟁을 선언하고 나선 상태다. 한투연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금액이 많은 셀트리온, 에이치엘비의 주주와 연대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1.73% 내린 34만1500원에, 에이치엘비는 2.94% 내린 9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등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될 경우 반공매도 운동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종목은 지난 1일 한투연의 ‘공매도 전쟁’ 선언에 14%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직전 일보다 4만7000원(14.51%) 급등한 37만1000원을, 에이치엘비는 6500원(7.22%) 상승한 9만6500원을 기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장을 하더라도 제도 보완이 안 되면 미국의 ‘게임스톱 사태’와 같은 일이 국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기관투자가도 파산할 수 있기에 기관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게임스톱 사태’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대해 게임스톱 주식을 대거 매수해 주가를 끌어올린 일을 의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확실히 국내 투자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그룹 활동을 통해 훨씬 조직화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은 미국과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국내에서도 공매도가 재개되면 게임스톱과 비슷한 현상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반공매도 세력이 확장된다고 해도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공매도 환경이 규모 등의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공매도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투기적 공매도 세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집중 매수 운동을 펼치더라도, 셀트리온 등의 주가가 게임스톱만큼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