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전단채 시장 유동성 부족시 금융부문 타격 크다”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0-04-07 15:20 수정일 2020-04-07 15:45 발행일 2020-04-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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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잔액 대다수 금융·보험기업이 발행”
“단기금융시장 위기 회사채 시장으로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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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금융 부문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또 단기금융시장에서 먼저 기업부도가 발생한 뒤 회사채 시장으로 전이되는 만큼, CP·전단채 시장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CP 및 전단채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대한 우려’ 기고문에서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의 도산을 억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CP·전단채 시장 규모는 발행 잔액 기준으로 2020년 3월 31일 현재 약 246조원으로 나타난다.

이중 국내 전체 CP 발행 잔액은 올해 1월말, 2월말, 3월말 기준 각각 187조원, 187조원, 188조원이며 전단채 발행 잔액은 같은 기간 각각 59조원, 60조원, 58조원이다. CP시장은 다시 일반CP와 자산유동화를 위해 발행하는 ABCP로 나눠진다.

황 연구위원은 “CP·전단채 시장 발행 잔액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가격 측면에서 시장 유동성 축소가 뚜렷하게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한 뒤인 지난달 23일 이후 CP·전단채 수익률은 기준금리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CP·전단채 시장에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이달 1일 기준 A1 등급 3개월물 CP와 전단채 수익률은 기준금리 대비 각각 127bp(1bp=0.01%포인트), 148bp 높게 형성돼 기업 단기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CP와 전단채의 절대적인 비중이 금융·보험 업종 기업에 의해 발행되고 있다”며 “일반 CP 발행 잔액의 63.5%, 일반 전단채 발행 잔액의 59.3%,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유동화(AB) 전단채 발행 잔액 대부분을 금융·보험 기업에서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CP·전단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증발하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영역이 금융부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또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 부도가 발생하기 전에 보통 CP·전단채 시장에서 먼저 부도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도로 인한 위기 상황은 회사채 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위기 상황에서 CP·전단채 시장의 가격과 자금 흐름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가격지표나 변동성지표가 급격히 상승할 때 정책 당국은 신속히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