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우량 회사채 직접 사서 시장 안정해야”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0-04-07 15:20 수정일 2020-04-07 15:44 발행일 2020-04-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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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투자 대상 늘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기업 자금 조달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우량 회사채를 직접 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가 지난주 가동하기 시작한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보고서 ‘코로나19 사태가 자금 조달시장에 미친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이 돈을 끌어오는 데 정책으로 더 도와줘야 한다”며 “한은이 외국 중앙은행처럼 우량 회사채를 매입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특수목적기구(SPV)를 세워 회사채를 사고 있다. 회사채매입기구(PMCCF·SMCCF)와 기업어음(CP)매입기구(CPFF) 등 긴급 유동성 공급기구 5개를 만들었다.

채안펀드 한계도 지목된다. 김 연구위원은 “채안펀드는 신용채권시장 경색을 해소하려고 도입됐다”며 “투자 대상을 늘려야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안펀드는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를 주로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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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등급 이하 회사채가 차환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김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그는 “회사채 전용 펀드를 검토할 만하다”며 “알맞은 시장 가격에 따라 회사채를 편입하고, 세제 혜택을 통해 투자를 끌어내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중의 부동자금을 자금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회사채펀드시장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만기 되는 회사채 가운데 BBB등급 이하 규모가 1조5000억원, 사모 사채를 포함한 기타 회사채는 10조3000억원이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코로나19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기업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해 신용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을 중단한 여행·항공과 도소매점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자금시장을 추스르는 정책도 요구된다. 김 연구위원은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자금시장 전체로 퍼질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금리를 안정시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며 “주요 나라 중앙은행이 하고 있는 국채 금리 안정 정책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