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 기업부채 불안 증폭…금융회사 전이(轉移) 뇌관

조동석 기자
입력일 2020-04-05 16:10 수정일 2020-04-05 17:53 발행일 2020-04-06 3면
인쇄아이콘
6_채권시장

이번주 채권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가 출격한다.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기업들의 신용경색을 진정시킬 특급 소방수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재정투입은 국회 통과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만큼 통화당국의 헬리콥터 머니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0032901010015934_p1
출처=연합뉴스TV

◇ 기업부채 불안요소 4가지

금융연구원의 ‘코로나19 사태와 기업부채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이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부채 시장이 안고 있는 4가지 불안요소로 △과다 차입 △유동성 경색 △시장 기능 마비 △펀드 및 은행의 유동성 공급 기능 약화를 꼽았다.

기업부채는 2019년 기준 74조달러다. 세계 GDP 대비 2009년 84%에서 2019년 92%로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 급락의 타격을 받고 있는 항공사·호텔과 미국 에너지 업종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각각 7%와 8%다.

보고서는 “코로나 민감업종의 신용등급 하향이 불가피하고 채무불이행 사태가 잇따르면 차환이나 신규 발행이 불가능해지는 국면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들이 매입을 꺼리는가 하면 자금여력이 약화했다. 보고서는 “금융당국이나 통화당국이 긴급 유동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곳곳 신용경색 우려

올해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와 CP 만기는 총 36조원이다. 이중 AA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와 A1등급 CP 등이 25조원, 나머지 비우량등급이 11조원 정도다.

특히 증권사들은 증시 폭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증거금 추가납부(마진콜) 요구가 거세다.

통화당국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매입과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을 감안할 때 차환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검토하는 것을 볼 때,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 양 펀드 출격

채안펀드 주관 운용사인 IBK자산운용과 하위 운용사들은 1차 자금 요청(캐피털 콜)으로 들어온 3조원으로 어떤 채권을 매입할지 선별하는 중이며 6~10일 첫 매입 채권을 결정할 예정이다.

채안펀드의 첫 자금 집행은 향후 어떤 채권에 얼마나 자금을 투입할지 시장에 보내는 신호가 되는 만큼 매입 조건과 해당 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 등을 면밀히 따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와 은행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기업어음(CP)·단기채 4가지 종류별로 각각 하위 운용사가 2곳씩 지정됐다. 채안펀드의 자금은 기존 채권의 만기에 맞춰 비슷한 액수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차환 발행’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증안펀드는 9일쯤 본격 운용에 들어가 주가 급락을 막는 안전망 역할을 맡게 된다. 증안펀드는 증시 전반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개별 종목이 아닌 증시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상품에 투자할 방침이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