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號 어디로, 경제기초체력 저하…소비·투자·수출 3중고

조동석 기자
입력일 2019-07-18 16:05 수정일 2019-07-18 17:53 발행일 2019-07-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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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더라도 한국은행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는다. 또 장기성장추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그러나 국내외 주요 경제분석기관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잇따라 하향한데다 정부도 내려잡자 한은은 18일 금리인하와 동시에 성장률을 낮췄다. 그동안 성장률 하향 후 금리인하를 하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한은이 금리를 인하한 때는 2016년 6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한은은 조선업 구조조정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1.50%에서 1.25%로 내렸다. 2015년 3월과 6월에는 경기부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이 금리인하의 배경이 됐다. 경기부진 방지와 금융안정을 책무로 둔 한은은 경기하방 흐름이 뚜렷할 때 비로소 금리를 인하하는 패턴을 보여왔다.이번에는 상황이 더 급박했다. 소비·투자·수출, 3대 부문 어느 하나 회복 기미가 안보인다. 추경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선제적 금리인하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등 금리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한은이 전망한 국내외 경제를 보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투자심리가 약화하고 생산부진이 심화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의 둔화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또 보호무역주의 관련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국내를 보면,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와 소비심리 개선 지연 등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민간소비가 증가율이 예상되는가 하면 설비투자는 올해 반도체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상품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할 게 분명하다.특히 그동한 한국경제를 지탱한 수출 여건이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데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반도체 수출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다.더욱이 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볼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한은은 2019~2020년 한국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5~2.6%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잠재성장률 수준은 한 나라의 생산가능인구,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를 통한 자본축적, 사회 제도의 효율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실제 성장률이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한은이 지난 5월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GDP 갭은 지난해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 이어 더 내려갔다. 2016년 한은은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0~3.2%로 봤다. 이듬해 2016~2020년 수치를 2.8~2.9%로 본 데 이어 이날도 낮춰 잡았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