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 자동차·건설·유통 등 산업계 '반색'

박종준 기자
입력일 2019-07-18 10:53 수정일 2019-07-18 14:46 발행일 2019-07-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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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 계산기 두드리기에 분주하다. 특히 그동안 내수침체에 따른 실적부진 등으로 속앓이를 해야 했던 유통을 비롯 건설업계 등은 이번 금리인하를 반기는 모습이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은 자동차 업계 등도 ‘금리인하’를 기점으로 내수시장을 통한 만회를 꾀하려는 모습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 사이에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로 전격 인하한데 대해 당장은 산업계 전반에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유통, 건설 등 내수업종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일단 기업들 사이에선 그동안 금리와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하고,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다. 이번 금리인하가 금융권이나 산업계 내 경영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향후 내수 진작을 위한 소비심리 자극 등을 통해 실물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를 비롯 환율에 민감한 수출 주력 업계는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동결 조치를 취하면서 한미간 금리역전으로 환율, 내수 침체 등으로 수출은 물론 내수판매에서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친기업적 환율 정책과 중국의 추격까지 맞물리면서 애로를 호소했었던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 등에서는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 상반기 국내 시장은 38만4113대로 8.4% 증가했으나 해외 판매량이 174만3498대로 7.6%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가 최근 15년 이상 노후차를 신차로 교체할 경우 6개월 간 개별소비세 70% 인하키로 한 대책과 함께 이번 금리인하가 내수 판매 제고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내수가 살아나면 판매도 올라가는 만큼 우리도 휴가철 및 추석 등을 겨냥한 할인 정책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건설 업계도 금리인하를 반기는 기색이다. 최근 정부가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해 대출 규제 등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소 침체된 모습이지만, 이를 기점으로 재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충남에서 건축업을 하는 유인영 대표는 “은행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부동산 시장도 그만큼 얼어붙긴 했지만 금리가 떨어지면 다시 수요가 꿈틀 거리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안았다.

내수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온 유통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는 직접적인 수혜보단 금리인하가 내수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식품업체 임원인 이지은(가명)씨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업계가 큰 어려움에 빠졌다”며 “금리인하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계 안팎에선 금리인하와 함께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등 내수부양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