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FTA' 원칙적 타결…브렉시트 선제적 대응으로 안전성·연속성 확보

양세훈 기자
입력일 2019-06-10 10:51 수정일 2019-06-10 14:11 발행일 2019-06-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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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통상교섭본부장-英국제통상부장관, ‘한-영 FTA’ 원칙적 타결 선언
FTA 원칙적 타결 공식 선언하는 한-영
한-영 자유무역협정(FTA)이 원칙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시에도, EU에서 두 번째 큰 우리의 교역 상대국인 영국과 통상환경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10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리암 폭스(Liam Fox)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서울에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한-영 FTA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임시 조치(emergency bridge agreement)로서 영국 정치상황 변동으로 브렉시트 향방이 더욱 불확실해지는 상황을 반영,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종합적·선제적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양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해 양국간 비즈니스 환경의 연속성 유지를 위한 조치 마련에 우선순위를 둠에 따라 먼저, 모든 공산품의 관세 철폐를 유지하기 위해 발효 8년차인 한-EU FTA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10%), 자동차 부품(3.8~4.5%) 등 우리 주요 수출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농업 긴급수입제한조치(ASG)는 국내 농업의 민감성 보호를 위해 EU 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동할 수 있도록 발동기준을 낮추고, 국내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한 맥아와 보조 사료에 한해서는 최근 3년간 통계를 감안해 관세율할당(TRQ)을 제공키로 했다. 원산지의 경우, 양국기업이 EU 역내 운영하고 있는 기존 생산·공급망의 조정 소요시간을 감안,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3년 한시적으로 역내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운송과 관련해, EU를 경유한 경우에도 3년 한시적으로 직접 운송으로 인정, 이를 통해 우리기업들이 EU 물류기지를 경유해 수출해도 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적재산권 관련, 영국측 주류 2개 품목, 우리측 농산물·주류 64개 품목에 대해 지리적 표시로 인정하고 보호를 지속토록 합의했다. 또 중소기업의 편의를 위해 수출입 행정수수료에 대한 투명성을 한-미 FTA 수준으로 강화키로 하고, 우리기업의 수요가 큰 투자규범은 2년 내 검토해 개정할 수 있도록 이번 협정에 반영했다.  특히 양측은 브렉시트 상황이 안정화되는 경우, 추후에 한-EU FTA 플러스 수준으로 2년 내 협정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했다. 영국이 EU 탈퇴를 합의해 이행기간이 확보되는 경우에는 동 이행기간 중 보다 높은 수준의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개시하기로 합의했으며, 우리의 관심사항인 투자, 무역구제 절차, 지리적 표시 등을 적극 고려토록 했다.  아울러, 양측은 4차 산업혁명 및 미래 신산업 시대에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양국간 경제협력 관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협력 잠재력이 높은 5대 전략분야(산업혁신기술, 에너지, 자동차, 중소기업, 농업)에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항후 양측은 한-영간 통상관계 연속성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법률검토 등 정부 내 절차를 완료한 후 정식서명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국회 비준 등 국내절차가 순조롭게 완료될 수 있도록 국내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브렉시트가 올 10월 31일 예정돼 있어 그 전에 한-영 FTA가 발효돼 노딜 브렉시트에도 대(對)영국 수출 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준절차 가속화를 위해 노력키로 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한-영 FTA 원칙적 타결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중국 경기 둔화 등 수출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기에 차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브렉시트로 인해 발생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 우리 업계가 영국 내 변화에도 동요 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비즈니스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암 폭스(Liam Fox)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이번 영-한 FTA 원칙적 타결로 양국간 교역의 지속성을 마련한 것은 영국과 한국 기업들이 추가적인 장벽 없이 교류가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이는 향후 양국간 교역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현재 세계가 마주한 경제 역풍 속에서 긴밀한 영-한 무역 관계는 영국과 한국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