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부진에, 韓 대외의존도 추락

조동석 기자
입력일 2019-06-09 16:59 수정일 2019-06-09 17:04 발행일 2019-06-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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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78.5%, 5분기 만에 70%대 하락
국민소득 감소보다 수출입 더 큰 폭 감소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수요 급속 위축
내수부진속 교역 감소까지, 엎친데덮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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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우리나라 대의의존도가 70%대로 하락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에서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대외의존도는 78.5%다. 2017년 4분기 77.8% 이후 5분기만에 최저이며, 또 5분기만에 70%대로 내려앉았다.

한국 대외의존도는 2011년 1분기부터 2013년 3분기까지 100%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연간 기준으로도 100%를 상회했다.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한국 경제가 출렁거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우리 경제가 해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해 80%대에서 움직이던 이 지표가 70%대로 하락했다. 최근 수출입이 더욱 부진해진 것과 맥을 같이한다.

소규모 개방경제국가인 한국은 해외 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미국·중국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 위축, 물가상승률 둔화로 대변되는 총수요 감소, 중국의 소비주도 경제구조 전환 등으로 우리나라 물건은 더 이상 해외에서 잘 팔리지 않는다. 아울러 미국과 이란 간 갈등에다 무기한 연기로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미국의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유럽의 경제지표 부진 및 포퓰리즘 세력 부상은 글로벌 수요를 더욱 쪼그라들게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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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분기 수출은 185조3881억원(명목 기준)으로 전기(198조1369억원)보다 6.4%, 수입은 같은 기간 166조3499억원에서 180조8289억원으로 8.0% 각각 감소했다. 우리는 원자재와 부품·소재 등을 수입해 완제품이나 중간재를 만들어 수출했는데, 수출길이 막히다 보니 수입도 줄었다.

명목 GNI는 479조1006억원에서 472조3909원으로 1.4% 줄었다. 소득보다 수출입 감소율이 더 높은 것이다. 대의의존도를 끌어내린 데에는 수출입 감소가 결정타였다.

교역 감소는 우리에게 치명타다. 투자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회복 기미가 없다. 소비는 민간이 아닌 정부가 지탱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불어 닥친 해외 수요 감소는 우리가 만든 물건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은 “대외 여건은 할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국내의 경우 제일 좋은 정책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정부가 궁하다 보니 비용 절감, 즉 카드 수수료 인하나 통화정책을 통한 자본비용 인하에 신경 쓰는 것 같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못해 기업에 수입 전망과 투자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