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美 모멘티브 인수 확정… 3.5조원 규모 "실리콘사업 글로벌 메이저로"

전혜인 기자
입력일 2018-09-13 14:00 수정일 2018-09-13 14:00 발행일 2018-09-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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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가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 인수를 확정했다.

이와 관련 KCC는 13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원료·장비를 생산하는 원익 QnC,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멘티브를 인수하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키며 인수 작업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사회 직후 KCC는 서울 중구 회현동 법무법인 세종 사무실에서 정몽진 KCC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과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 잭 보스 모멘티브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KCC의 해외기업 인수 합병은 지난 2011년 영국 실리콘 기업인 바실돈 인수 이후 두 번째로, 이번 인수는 역대 국내 기업의 해외 M&A 거래 중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80억 달러),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거래다.

KCC는 컨소시엄을 통해 모멘티브를 인수한 후 실리콘 사업과 쿼츠 사업을 분리할 계획이다. 모멘티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사업은 KCC가 운영하고, 나머지 쿼츠 사업은 원익QnC가 운영하는 방법이다. SJL파트너스는 각각의 회사 지분 절반씩을 소유하게 된다.

이번 모멘티브 인수로 KCC는 글로벌 실리콘 시장에서 미국 다우듀폰, 독일 바커 등과 함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 수준의 기업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된다. 아울러 사업군도 모멘티브 인수로 주력 사업이 된 실리콘을 중심으로, 첨단 소재는 물론 도료·유리·바닥재·창호 등 종합 건자재와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인수로 KCC의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도 지난해 거둔 3조8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6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KCC그룹의 전체 매출도 지난해 5조7000억원에서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모멘티브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11억3800만 달러였으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3억6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성장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매출액은 약 13억39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총 매출액 규모는 약 2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약 17% 신장한 것으로 매출총이익도 지난해 대비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KCC 전체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모멘티브는 지난 2006년 미국 사모펀드인 아폴로PE가 제네럴일렉트릭(GE)의 핵심 계열사인 GE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와 GE바이엘실리콘, GE도시바실리콘 등을 인수 합병해 출범시킨 회사로, 실리콘·쿼츠 업계에서 첨단기술 소재 제품을 공급하는 굴지의 특수소재 전문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23억3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유럽·중국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16개의 실리콘 생산공장을 포함해 24개의 공장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KCC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모멘티브 인수는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 확보 뿐 아니라 반도체·자동차·화장품 등 한국의 주력 산업들의 기초 원료가 되는 핵심 소재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게 됨에 따라 한국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실리콘 산업은 친환경소재 및 경량화 소재의 수요 증가 추세에 힘입어 향후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약 2~3% 더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는 약 80년에 이르는 오랜 기업 역사를 가진 만큼 축적된 기술 개발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무기화학을 아우르는 KCC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인수를 통해 기능성 첨가제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존 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온 것에 더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빅 마켓으로 시장을 넓혀나가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