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주년] 최악 수주난 갈증나는 건설, 北 SOC서 '오아시스' 찾는다

이연진 기자
입력일 2018-09-14 07:00 수정일 2018-09-14 07:00 발행일 2018-09-14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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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북경협! 불황 돌파구 찾는다] 걸설업계 재기 돌파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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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전경 (연합)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남북협력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북한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북한의 경제가 개방되면 대북 건설 시장이 열리게 되고 사회간접자본시설(SOC) 등 인프라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저조한 해외 수주 가뭄과 국내 주택시장의 포화 속에 생존 전략 모색에 나선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는 북한 건설업 진출을 계기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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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북한의 인프라 건설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보다는 국내 기업 진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SOC 중심의 국내 건설업이 북한으로 진출하면 다른 나라 보다 훨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한 간 민간 경제협력과 사회협력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경우 교통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인프라 확충을 위한 건설수요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시공능력평가 500위 이내 국내 건설사 CEO 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가 북한에 진출할 경우 유망한 분야로 응답자의 79.1%(중복응답 가능)가 도로건설을 1순위로 꼽았다. 

다음으로 도로·철도(38.8%), 발전소·송전시설(34.3%), 도시재개발·신도시개발(31.3%), 산업단지 조성(29.9%), 주택건설(28.4%) 등이 뒤를 이어 북한에 진출하는 국내 민간 건설업체들은 SOC 등 기반 시설의 완비와 주택건설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기반시설 중에선도로·철도 등 교통관련 시설이 가장 먼저 구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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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개성공단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는 모습(연합)

실제로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2만6164㎞로 남한(10만5673㎞)의 0.25%에 불과하고, 고속도로 길이는 729㎞로 남한(4139㎞)의 0.17%에 불과했다. 

또 북한물류의 86%(화물의 90%, 여객수송의 62%)를 담당하는 철도의 경우도 총연장과 전철화는 남한보다 앞섰지만 대부분의 철도노선이 단선이고 시설이 노후화돼 운행속도가 시속 40~60㎞로 느려 전반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주택 공급 및 리모델링에 관한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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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017년 7월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경협·금강산기업인들을 면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북한의 가구수는 588만호인데 비해 주택수는 447만~482만호에 그쳐 주택보급률이 74~80%로 추정된다. 이 경우 북한에는 약 100만~140만호의 신규주택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북한의 주택 중 약 554만호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택은 30년 이상 경과한 것으로 추정돼 상당한 주택건설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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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가운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이 지난 7일 북한의 나선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연합)

이에 따라 북한의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 북한의 SOC사업을 놓고 여러 나라의 건설사들이 무한경쟁에 돌입할 것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 SOC 개발사업이 본격화 될 것에 대비해 정부가 나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국내 건설사들도 선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향후 북한 시장이 열리면 연간 7조~9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새 먹거리를 확보 할 수 있는 기회로 미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대비해야 SOC사업 시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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