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추가지정·공급확대·대출규제 이어… 남은 부동산 대책은?

채훈식 기자
입력일 2018-08-29 16:11 수정일 2018-08-29 17:14 발행일 2018-08-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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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규 투기지역 지정된 곳은 어디?'<YONHAP NO-4751>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후속대책이 무엇이 될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서울 동작구 일대의 아파트. (연합)

정부가 ‘8.27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자금을 막기 위해 대출규제 카드를 내놓았다.

현재 전세자금 대출이나 임대사업자 대출 등을 주택구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에 따라 시중은행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현장점검에 나서는 한편 다주택·고소득자의 전세보증·정책모기지 대출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이같은 대출 규제가 실제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키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중에 집행된 대출 중 어느 정도의 금액이 투기성 자금으로 전용되는지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대출규제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제대로 ‘약효’이 먹히지 않을 경우 곧바로 추가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어서, 정책당국의 후속대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보유세 등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는 지난 21일 국토교통부가 공시가격 상승을 예고하면서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현재 공시가액은 서울의 경우 65% 정도 반영되는데, 이를 80%에서 90%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보유세 인상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전월세 상한제 등이 대기하고 있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재건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안전진단 강화 및 재건축 연한 강화가 대표적으로 재건축 기대심리를 꺾는 강력한 대책으로 꼽힌다.

추가 재건축 규제책으론 재건축 연한 강화(30년→40년), 재건축 후분양제 의무화, 개발이익환수제, 기반시설부담금 등이 남아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 한 정부가 재건축 규제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그러나 재건축 규제를 강화할 경우 가뜩이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서울 주택시장에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키워 중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를 1주택자 또는 일시적 2주택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예상된다. 1주택자는 비과세 요건을 실거주를 3년으로 상향하고, 실거래가를 6억원으로 하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주택자라도 실거주가 아니라 시세차익이 목적인 가수요를 최대한 걸러내려는 것이다. 또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간은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울러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주택자는 10년을 보유하면 최대 80%까지 양도세가 감면되는데 이 경우 고가주택의 양도세가 크게 줄어 주택 부자들이 혜택을 본다는 지적이 있었다. 80% 감면 혜택을 위한 보유기간을 현행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리거나 10년 기준 80%인 장특공제를 60%로 낮추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매에 대한 부담을 늘리기 위해 취득세를 중과하고, 다주택자들의 절세 방안으로 주택 매각 대신 증여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증여세를 손대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번 보유세 개편안에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시가 26억원 이상의 초고가주택에 집중돼 전반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다주택자의 세부담 상한(150%)을 높이거나 없애 보유세 충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투기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는 뉴타운·재개발 사업에 대한 제도 개선이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등 집값 급등 지역의 대규모 개발 사업들은 대거 연기 또는 잠정 중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