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우울한 '자영업 보고서' 최저임금 인상론자들은 봤을까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8-08 07:00 수정일 2018-08-08 18:02 발행일 2018-08-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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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유통전문대기자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최저임금은 올해 한국 경제를 뒤흔든 화두 중 으뜸이다. 속칭 ‘인건비 따먹기’로 불리는 자영업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우울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처절한 현장이 언론을 통해 숱하게 소개되고 있지만 정작 최저임금 정책을 끌고가는 핵심 당국자들은 꿋꿋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이론적 기반인 소득주도 성장은 본말이 뒤바뀐 것이다. 경제성장의 결과로 일자리가 생겨나고 소득이 늘어난다. 강력한 성장의 견인차는 기업일 따름이다. 소득주도 성장 이론을 구체화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은 역설적으로 저소득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소상공인들을 빈곤층으로 몰아넣고 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점주들의 월 평균소득은 지난해 195만5000원이었으나 올해는 130만2000원으로 뚝 떨어졌다. 가게 운영을 할 게 아니라 종업원으로 일하는 게 낫다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올 상반기 자영업 보고서는 우울함으로 가득차 있다. 자영업 폐업률(1년간 개업대비 폐업수)은 2016년 77.8%에서 지난해 87.9%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90%에 육박, 폐업자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첫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쯤되면 최저임금은 원재료비·임대료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을 확인사살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써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8350원으로 정한 내년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하자 소상공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거리투쟁을 예고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의 삶의 질을 여지없이 떨어뜨리고 있다. 종업원을 내보내고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이나 가족을 동원하는 가게가 늘면서 삶의 질이 ‘감옥’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나홀로 사장’은 지난 1월 387만1000명에서 6월 403만9000명으로 늘었다. 가게에 가족을 동원하는 사례도 늘어 무급가족종사자는 1월 96만5000명에서 6월 118만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최저임금 정책은 저소득 근로자들의 임금을 높여 소비를 진작하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본래의 의도와 달리, 자영업자 또는 중소기업 소득의 일부를 종업원 몫으로 강제 이전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자기 몫을 빼앗기게 된 소상공인들의 생존전략은 당연히 종업원을 내보내거나 가족을 동원하는 것 뿐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는 처음부터 예상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400만명 이상의  소상공인들을 적으로 돌린 최저임금 강행론자들은 ‘제갈공명의 묘책’이라도 지니고 있는 것일까. 경제가 망가진 후에는 ‘백약이 무효’일 것인데…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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