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실용과 집중 '이디야' VS 외화내빈 '카페베네'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7-25 07:00 수정일 2018-07-25 07:00 발행일 2018-07-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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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세계 1위의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점들도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그 선두에는 이디야커피가 있다. 하지만 불과 5년전까지만 해도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의 선두주자는 카페베네였다. 5년이란 짧은 기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우선 CEO의 캐릭터가 판이하다. 문창기 이디야 대표는 1962년생으로 경북 봉화군에서 태어났다.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적인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이 은행이 IMF환란으로 퇴출되면서 문 대표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인생전환기를 맞게 된다. M&A(기업인수합병) 업계에 몸담으면서 눈여겨 본 이디야커피를 인수, 프랜차이즈 경영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김선권 전 카페베네 대표는 1968년생으로 전남 장성 출신이다. 그는 가난이 싫어 고교 졸업후 일찌감치 서울로 올라왔다. 노래방, PC방, 주점 등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을 치자 그의 사업수완은 더욱 빛을 발한다. 2004년 처음 시작한 가맹사업(추풍령감자탕)은 가맹점 200개를 돌파했고 여기서 갈고 닦은 사업 감각이 드디어 카페베네에서 절정에 달했다. 2008년 1호점을 낸 지, 5년만에 1000호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대망의 ‘1000클럽’에 진입한 지 불과 3년만에 경영난에 봉착,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기고 절치부심 하고 있다.

두 CEO의 성장배경이 판이한 만큼 경영스타일도 차이가 많다. 문 대표는 ‘거화취실(去華就實)’형이다. 화려함을 배격하고 실용을 중시한다. 기업이나 CEO 개인의 이미지 광고에는 관심이 없다. 수억원을 들여 스타마케팅을 벌인 적도 없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해외로 달려나가는 만용도 부리지 않는다. 국내에 2500개 이상 가맹점망을 구축한 지금에서야 중국에 대형 플래그스토어를 낼 준비를 할 정도로 신중하다.

이에 비해 김 전 대표는 카페베네 초창기부터 스타마케팅에 몰입했다. 속도를 중시하는 그는 가맹점 확산을 위해 프랜차이즈 업계에 암약하는 영업맨들을 대거 활용했다. 이들은 출점에 따른 인센티브 맛에 취해 닥치는대로 가맹희망자들을 유혹했다. 2013년 여름, 글로벌 1000호점 개장 기념식에서 그는 2020년까지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1만개 가맹점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국내에는 다양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블랙스미스’와 제과점 ‘마인츠돔’은 투자비를 회수하지도 못한 채 서둘러 매각해야 했다. 두 브랜드 영욕의 역사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오랜 교훈으로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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