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에 정부 고위 관료 및 판·검사 대거 포진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18-07-16 08:55 수정일 2018-07-16 08:55 발행일 2018-07-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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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업 사외이사 43명 중 판·검사 출신 22명…절반 이상
사외이사 전문성 논란 끊이지 않아…출신만으로 영향력 커
대기업 사외이사 자리에 정부 고위 관료와 판·검사 출신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해야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재벌 총수가 있는 10대 기업의 지주회사와 주력 계열사의 사외이사 43명 중 정부 고위 관료와 판·검사 출신은 22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그 중 청와대나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관료는 14명이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은 2명, 국세청 출신은 3명, 판·검사 출신은 4명으로 집계됐다. 교수는 12명, 기업 및 회계사 임원, 4성 장군 출신 사외이사들도 있었다.

고위 관료 출신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삼성전자), 하금열 전 대통령실 실장(SK),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LG),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롯데지주), 현오석 전 기획재정부 장관(GS), 김창록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한화) 등이다.

현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은 이사장 발탁 후 LG 사외이사를 중도 사퇴한 바 있다.

공정위 출신에는 이동규 전 사무처장(현대자동차), 안영호 전 시장감시국장(신세계)이 있고 국세청 출신은 박윤준 전 차장(신세계),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현대자동차), 김창환 전 부산지방국세청장(두산) 등이 있다.

검찰 출신에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삼성전자·두산 겸직),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GS), 황윤성 전 서울동부지검장 등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최은수 전 대전고법원장(현대자동차), 노영보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LG), 권오곤 전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롯데지주) 등은 법원 출신이다.

교수 출신 12명 중 7명이 서울대학교 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병국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삼성전자), 이유재 경영학과 교수(현대자동차), 곽수근 경영학과 교수(롯데지주), 김병도 경영학과 교수(롯데지주), 김화진 법학대학원 교수(현대중공업지주), 신재용 경영학과 교수(현대중공업지주), 김형주 공과대학 교수(두산)다.

이와 같이 사외이사 자리에 고위 관료 출신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있어 사외이사의 전문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 고위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이 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 배임 등 각종 사건·사고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이나 법조계에서 장·차관이나 검사장·법원장 경력은 선후배 관계가 확실해 출신만으로 영향력이 크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