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중소형 저축은행 매물… 업계 재편 신호탄?

이수복 기자
입력일 2018-04-11 17:00 수정일 2018-04-11 17:00 발행일 2018-04-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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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총수익의 절반은 10대 저축은행이 차지해…양극화 심화
대형사 위주로 업계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대두
중소형 저축은행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계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머스트삼일저축은행은 최근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서울 지역 저축은행 중 마지막 매물로 꼽히는 삼보저축은행도 지난 2월부터 복수의 후보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저축은행과 DH저축은행도 적당한 매수자만 있다면 회사를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매각을 단행한 저축은행도 있다. 대유그룹 소유였던 스마트저축은행은 지난 2월 JS자산운용에 780억원에 매각됐다.

저축은행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배경은 업계가 호조를 보인 지금이 매각의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저축은행업계의 지난해 총 순익은 1조원을 돌파하며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저축은행업계가 양극화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적 호조의 대부분은 대형 저축은행이 이끌었다. 실제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공평·세종·한국투자·웰컴·유진·모아·고려·OBS)의 지난해 총 순익은 5064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절반에 육박했다. 전국에 79개 저축은행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위 12%가 절반의 수익을 책임지는 셈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화, 비대면 금융 서비스 등 대형저축은행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중소 저축은행 같은 경우 이 같은 투자 여력에 한계가 있어 양극화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최고금리 인하와 가계대출총량제 등 정부의 규제가 거세지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대형 저축은행만 살아남을 것이란 의견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지역 권역에 묶여 있고 고령층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익에 한계를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복 기자 goodluckhh@viva100.com

2017년  저축은행 총 당기순이익 현황
구분 내용
저축은행 총 당기순이익 1조782억원
상위 10개 저축은행 5064억원
자료: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상위 10개 저축은행: SBI·OK·공평·세종·한국투자·웰컴·유진·모아·고려·O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