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계 캐피탈사 지난해 최대 실적…이유는?

이수복 기자
입력일 2018-04-09 17:04 수정일 2018-04-09 17:27 발행일 2018-04-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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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캐피탈사 지난해 순익 3332억원, 전년比 37%↑
자동차 할부금융이 성장 이끌어…업황 악화·경쟁 고조로 올해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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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계 캐피탈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할부시장에서의 호조가 이 같은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하나, 신한, NH농협캐피탈 등 주요 은행계 캐피탈사들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3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434억원)보다 36.9%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은행계 캐피탈사들의 급성장은 할부금융 부문에서의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4개 캐피탈사의 지난해 총 할부금융 규모는 2조6597억원으로 전년보다 20.27% 늘었다.

특히 자동차 할부금융에서의 실적이 눈에 띈다. 하나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규모는 2016년 590억원에서 지난해 3306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할부액 대비 자동차 할부 비중도 39.5%에서 78%로 늘었다.

NH농협캐피탈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규모도 4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32억원)대비 3배 이상 커졌다.

자동차 할부 비중도 22.8%에서 50.32%로 확대됐다. KB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 역시 전년보다 120억원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런 호실적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데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국GM 사태의 여파가 여전하고 신차 판매량도 한계를 보이는 등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국내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국산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4% 줄어든 10만5339대로 집계됐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시장 진출로 인한 경쟁 고조도 이 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는다. 카드사들은 낮은 조달금리와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를 무기로 자동차 할부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자동차할부금융에서 전년보다 250억원 늘어난 4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약진했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 시장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중고차나 리스, 해외 진출 등으로 수익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복 기자 goodluckh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