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순익 증가 1등 공신은 '기업대출'

이수복 기자
입력일 2018-04-04 17:05 수정일 2018-04-04 17:06 발행일 2018-04-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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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축은행 기업대출 비중 1.14%p증가한 56%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돼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총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며 실적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기업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놀렸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총 기업대출액 규모는 29조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24조1650억원 보다 20.24%(4조8993억원) 증가한 수치다.

전체 대출액 대비 기업대출 비중도 2016년 55.6%에서 지난해 56.74%로 1.14%포인트 늘어났다. 전체 대출액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같은 기간 43.17%에서 41.82%로 1.35%포인트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업계에선 이 같은 기업대출 비중 증가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대응한 저축은행들의 새로운 수익활로 모색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막고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총량증가율을 상반기에는 5.1%로, 하반기는 5.4%로 각각 규제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주력상품인 중금리 상품 판매에 차질을 빚었고 기업대출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실제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IB본부와 기업금융파트를 합쳐 기업금융투자본부를 신설하고 기업대출에 박차를 가했다. 웰컴저축은행도 IB영업팀을 신설하고 전담인력 6명을 새로 충원하며 기업대출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OK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도 기업대출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관련 인력을 충원했다.

올해도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 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의지가 여전하고 저축은행들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기업대출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이 대부분인 기업대출은 가계대출에 비해 대출 단위가 크다 보니 수익성 측면에서 한결 낫다”며 “올해도 정부는 가계대출을 옥죄는 반면 중소기업 육성 정책은 장려하고 있어 저축은행도 기업대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수복 기자 goodluckhh@viva100.com

저축은행  기업가계대출 비중
2016년 2017년 증감
대출 총액 43조4574억원 51조2168억원  - 
기업대출 55.60%(24조1650억원) 56.74%(29조643억원) 1.14%p↑
가계대출 43.17%(18조764046억원) 41.82%(21조4214억원) 1.35%p↓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