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논란 휘말린 차기 대구은행장 선출

이수복 기자
입력일 2018-03-27 17:03 수정일 2018-03-27 17:04 발행일 2018-03-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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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 위원 5명중 4명은 박 회장과 학연으로 얽혀
노조 “임추위 중단하고 임시 대행체제로 전환해야”
김진탁 서균석 구욱서 김용신 이재동
(왼쪽부터)김진탁, 서균석, 구욱서, 김용신, 이재동 대구은행 사외이사 (사진제공=대구은행)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차기 은행장 인선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선임 절차와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벌써부터 불거지고 있다. 박 회장의 최측근으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은행장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이 은행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사외이사 5명으로 이뤄진 임추위를 구성했다. 부행장과 상무 등이 포함된 사내이사는 선임 절차를 공정하게 한다는 이유로 임추위에서 배제됐다. 임추위는 오는 30일 첫 회의를 열고 공모와 면접을 거쳐 은행장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임추위의 은행장직 인선 절차를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 5명 모두 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인선 결정 과정에서 박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은행 사외이사 5명 중 4명은 박 회장과 고등학교, 대학교 선후배 관계로 얽혀있다.

김용신 사외이사와 구욱서 사외이사는 박 회장과 같은 대구상고 출신이다. 서균석 사외이사와 김용신 사외이사는 영남대를 졸업해 박 회장과 동문이다.

또 이들 모두 지난 2014년 박 회장이 취임한 이후 수년 동안 사외이사직을 맡아왔다.

그리고 거의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며 거수기 역할을 자처했다. 이 덕분에 박 회장은 제왕적 권력을 누릴 수 있었다.

이번 주총에서 새롭게 사외이사직에 오른 이재동 변호사 역시 지난 2016년부터 DG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사실상 박 회장의 측근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구은행 노조 측은 임추위가 공정하지 않다며 진행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상황이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위원장은 “임추위를 즉각 중단하고 임시 대행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박 회장이 DGB금융지주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 차기 행장 선임절차를 밟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수복 기자 goodluckh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