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외식업 한계상황 눈앞에 닥쳤지요”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3-06 17:22 수정일 2018-03-06 17:48 발행일 2018-03-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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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안정원 대표
안정원 (주)중원에프씨 대표

“외식업이 한계상황에 부닥치는 때가 곧 올겁니다. 35년간 외식업을 해오면서 지금처럼 힘든 때가 없었습니다. 인건비, 식재료비, 임대료가 동반상승하면서 인력구하기도 애를 먹고 있지요. 고용하고 있는 인력을 관리하는 일도 장난이 아니에요. 저한테는 상전입니다.” 안정원 (주)중원에프씨 대표(58)는 경기도 안양시 평촌신도시에서 ‘아라 숯불 닭갈비&쭈꾸미’란 간판을 내걸고 464㎡(140평 )크기의 대형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10여년전 ‘아라쭈꾸미’란 브랜드로 가맹본부를 설립, 가맹점이 270개까지 늘어난 적도 있다.

“외식업을 처음 시작한 건 20대였던 1983년입니다. 서울 신림동에서 돈가스를 주력메뉴로 경양식집을 차린 거지요. 인건비가 매출대비 10% 미만이어서 1997년 IMF외환위기 이전까지 장사가 정말 잘됐지요. 그뒤 2000년대 초반 서울 사당동에서 호프집을 했는데 월드컵 붐을 타고 수익이 짭짤했어요. 서울 관악구 낙성대 인근에서 시작한 쭈꾸미 식당도 대박을 쳤지요.”

안 대표는 “2020년대 들어서면 외식업은 이익을 내기가 지극히 어려운 한계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지속적인 임금상승이 첫 번째 이유다. 최저임금이 올라 안 대표가 고용한 10명의 직원 중 월급여 220만원 이하는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임대료는 매달 1000만원이 나간다. 임대료는 언제 또 오를지 몰라 가슴을 졸여야 한다. 환산보증금이 법 기준을 뛰어넘어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식재료비는 매출대비 40%를 돌파한지 오래됐다. 여기에 세금, 공과금, 수도광열비, 카드수수료 등 잡다한 경비를 지출하고나면 대형 매장을 유지하는데 급급하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자신의 외식업 경험으로는 직원 한명당 하루매출 35만원이 올라줘야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매장에 대입하면 하루매출 350만원이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평일은 고사하고 주말에도 겨우 목표 매출을 맞출 수 있는 정도여서 작년 4월 개점이후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고민하던 안 대표는 지난달 메뉴를 대폭 늘렸다. 숯불 쭈꾸미와 닭갈비에 국한했던 메뉴에 차돌박이, 샤브샤브, 돼지갈비 등을 추가해 고객의 선택범위를 넓혔다. 이후 단체고객이 많아지고 술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매장 인근 대형마트와 오피스텔 사무실 직원들의 단체회식이 늘어나면서 소주만 하루 200병 이상 팔리고 있다. 그는 “손님 한명당 평균 소주 1병씩 먹고가는 셈”이라며 “우리나라 사회인들이 높은 스트레스 속에 살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여건 악화를 극복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가족끼리 매장을 운영하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직영매장의 경영이 본 궤도에 오르면 동네상권에서 실내포차 형태로 부부가 운영할 수 있는 중소형 매장을 구상해 가맹점을 전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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