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고배당 나선 외국계은행… 자본확충 ‘뒷전’

이수복 기자
입력일 2018-03-05 17:47 수정일 2018-03-06 14:16 발행일 2018-03-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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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940억원 배당, SC제일은행도 1000억원대 배당 계획
바젤III등 자본규제 강화에 내부 유보 강화하라는 지적에도 고배당
하반기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에 은행권 자본확충 부담 예상돼
씨티 제일
씨티은행 및 SC제일은행 본사 (연합)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당부에도 외국계은행들이 올해도 1000억원대 고배당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달 12일 938억9133만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도 최근 금융당국에 올해 배당을 지난해보다 높이겠다고 보고하면서 고배당을 시사했다. 지난해 800억원을 배당한 SC제일은행은 오는 20일 발표되는 4분기 실적에 따라 배당금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무리한 배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5.7% 줄어들며 실적이 악화됐다. 또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난해 6월 “배당을 유보하고 국내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발언과 달리 940여억원을 배당키로 해 국내 시장에 투자할 여력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두 은행이 자본확충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바젤III 등 자본규제 강화에 따라 고배당을 지양하고 내부 자금을 유보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더구나 올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을 조이고 기업대출에 인센티브를 주는 예대율 규제가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뒤바뀐 대출 적용 산식에 따라 은행의 평균 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져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배당 후에도 BIS 자기자본비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배당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복 기자 goodluckh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