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떠나는 황영기 "글로벌 금융기업 위해 규제철폐로 혁신해야"

하종민 기자
입력일 2018-02-02 16:51 수정일 2018-02-02 16:51 발행일 2018-02-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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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연합)

황영기(66) 금융투자협회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산업은 한국의 미래”라며 글로벌 금융기업을 키우기 위해 규제철폐를 통한 혁신을 당부했다.

황 회장은 2일 오후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개인적으로 금융 분야에서 일한 지난 20년에 대해 회한이 많이 남는다. 반도체나 철강, 조선 등 산업 분야에선 한국에서 세계 최고 기업들이 나왔지만, 금융에선 아직 글로벌베스트 기업이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금융투자산업은 은행에서 거절당한 저신용 경제주체들에 모험자본을 공급해 혁신을 끌어내고,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며 “투자은행(IB)은 세상이 변화하게끔 돈의 흐름을 바꾸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황 회장은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금융에선 글로벌베스트 기업이 나올 수 없다”면서 “특히 정부는 멀리서 업계가 뛰어노는 걸 보다가 결정적일 때 들어와서 ‘治(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투자업은 투자자 보호, 시스템의 안정, 건전성 등 세 가지를 확보하기 위해 규제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사전에 커다란 벽을 쳐놓으면 자율과 창의가 뛰어놀 공간은 좁아지고 좁은 규제의 틀 안에서 자란 산업의 체력은 허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2월 금융투자협회장에 취임한 황 회장은 증권과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뿐 아니라 은행권 최고경영자도 지내는 등 금융과 실물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로 꼽힌다.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검투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황 회장은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입 등 자본시장에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황 회장은 “개인적으로 임기 중에 증권산업이 은행산업과 비교해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하는 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화두를 던져 공감을 끌어내고 증권사 균형 발전 30대 과제 마련의 결과물을 낳은 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타 금융권뿐 아니라 정보기술(IT)과 유통 등 다른 분야 회사들과 무한 경쟁해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라며 임직원들에게 야성과 상상력, 앞을 내다보는 내공을 키우라고 주문했다.

하종민 기자 aiden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