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제도 효과 입증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8-01-04 11:40 수정일 2018-01-04 11:40 발행일 2018-01-04 99면
인쇄아이콘
분당서울대병원이 201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급성기 내과 병동(AMU; Acute Medical Unit) 입원전담전문의제도(호스피탈리스트)가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4일 내과 장학철, 온정헌, 김낙현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병원 응급실을 통해 내과 병상으로 입원한 환자 1만9450명을 조사한 결과 재원기간(질병으로 재차입원하는 기간)은 9%, 응급실 대기시간은 40%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재원기간은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전 10일에서 도입 이후 9.1일로 줄었으며 병상 부족으로 입원되지 못했던 환자도 입원이 가능해져 입원 환자 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에서 급성기 내과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체류하는 시간 역시 17.1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약 40% 이상 급격히 줄어들어 환자와 보호자의 불편이 크게 감소하고 의료의 질 역시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기 내과 병동은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됐으며 응급실을 거쳐 입원한 내과 환자를 24시간 상주하는 내과 전문의(입원전담전문의)가 진료하고 초기 치료를 담당해 큰 효과를 거뒀다.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효과가 입증됐지만, 국내에서도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어왔다.

장학철 입원전담진료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재원기간 감소는 물론 응급실 체류기간도 감소되어 전반적인 진료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환자의 사망률이나 합병증 발생률, 재입원률, 환자와 의료진의 만족도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후속 연구를 진행해 선진적 제도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중인 온정헌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로서 더 많은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 의료비 절감과 국가 보험재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12월호에 발표됐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clip20180104113820
입원전담전문의가 운영하는 급성기 내과병상 도입 전후 재원기간 및 입원환자 수 추이 (자료제공=분당서울대병원)
clip20180104113854
입원전담전문의가 운영하는 급성기 내과병상 도입 전후 응급실 대기시간 추이(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