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국내 최초 영아 대상 심실보조장치 이식수술 성공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12-25 19:29 수정일 2017-12-25 19:29 발행일 2017-12-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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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영아를 대상으로 한 심장의 좌·우심실에 인공보조장치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좌심실과 우심실 모두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환아 A(2)군에게 ‘인공 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을 지난달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016년 7월 태어난 A군은 출생 당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점차 배에 복수가 차는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세브란스병원이 A군을 진단한 결과 심장 근육이 약해지고 점차 굳어지는 ‘특발성 제한 심근병’으로 판명됐다.

이 질환은 심장의 수축과 이완 작용을 방해해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는 희귀병으로 심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박영환 심장혈관외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 15명은 A군에게 심장 이식을 하기 전에 좌심실·우심실을 대신하는 보조장치부터 이식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소아 심장 이식은 뇌사자 심장을 구하기가 워낙 어려워 대기하는 동안 A군의 상태가 더 악화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 주치의를 맡은 박 교수는 “동맥과 직접 연결된 심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로 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은 심장의 한쪽이 아닌 좌·우 양쪽 심실에 모두 인공 심실보조장치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인공 심실보조장치 이식술도 국내 최초지만, 좌·우 양쪽 심실에 이식하는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다.

수술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A군은 걷기연습 등을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공 심실보조장치는 ‘보조장치’이기 때문에 A군이 완치하기 위해서는 뇌사자 심장 이식이 필요하다.

병원 관계자는 “소아 뇌사자 심장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A군을 위해 수소문하고 있다”며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도 병원측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