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건선, 가렵고 따가운 증상 많아

유원석 기자
입력일 2017-12-18 13:16 수정일 2017-12-18 13:16 발행일 2017-12-19 99면
인쇄아이콘
[브릿지경제] 12월18일(월)_바로송출_강남동약한의원

만성 난치성 피부염으로 알려진 건선은 가려움이 거의 없거나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선한의원 의료진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의외로 많은 수가 가려움이나 따가운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너무 가려워서 자다가 깰 때도 있고, 아침에 보면 피가 묻어 있을 때도 있어서...” (건선 환자, 30대)

건선은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만성 질환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반점의 크기가 커지면서 하얀 인설이 붙는 양상을 보인다. 건선 증상은 몸통은 물론 손발이나 얼굴, 두피 등 외부로 노출된 부위에도 잘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는데 심하면 우울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건선은 홍반과 인설 외에 가려움증, 따가움, 농포, 건조함, 피부 갈라짐, 진물, 탈모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건선 피부염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의 종류 및 발생 비율은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와 양지은 박사가 스웨덴 세계 건선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건선에 관한 포스터 논문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인 건선 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동가려움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선의 경우 가려움이 거의 없다는 기존의 인식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로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의 특성에 따른 건선 치료제와 치료법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의 경우 탈모, 통증, 살 트임, 진물, 건조함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했다.

이기훈 박사와 양지은 박사의 이번 논문은 8년에 걸친 연구 및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대 한국인 건선 환자의 특징과 치료 실태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파악하기 위해 저술되었다. 이번 논문은 동반 증상 외에도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의 성별 및 연령 분포, 가족력 등 한국인의 건선을 다각도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논문의 저자인 이기훈 박사(강남동약한의원)는 “이번 연구 결과 우리나라 건선 환자들 중 많은 수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선 초기 증상일 때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가려움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들을 동반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돼 한국인 건선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건선치료제와 치료법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기훈 박사는 “가려움이나 따가움이 심하면 밤잠을 설쳐 건선의 악화 요인 중 하나인 수면장애를 겪는 등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걷게 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건선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가려움증과 따가움에 피부를 긁다 보면 피부가 변색되거나 상처가 생겨 2차 감염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강남동약한의원 양지은 박사는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따가움이 심한 때 일수록 치료와 함께 생활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선 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하는 것은 식단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가공식품 섭취는 가급적 삼가고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채소와 두부, 살코기 등 담백한 식재료를 삶거나 쪄서 섭취하는 것이 무난하다.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신맛이 없이 과일이나 피부의 천연 보습제로 꼽히는 견과류를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양지은 박사는 “건선에 특히 가려움이나 따가움이 심해진다면 증상이 당분간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먼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고, 술을 포함한 건선에 해로운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한편,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건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유원석 기자  mapzz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