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유전자검사를 통해 '영아 눈떨림증후군' 원인 규명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11-27 10:27 수정일 2017-11-27 10:27 발행일 2017-11-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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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겪고 있는 환자 혈액에 대한 유전자분석을 통한 원인질환 규명과 맞춤형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아에게서 눈동자가 좌우, 상하 또는 복합적으로 계속 떨리는 증상으로 인구 2천 명당 1명꼴로 보이는 희귀 안질환이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도 있으나 뇌나 신경계 이상, 눈백색증, 망막변성 등의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은 MRI촬영이나 특수 혈액검사, 염색체 검사 등 많은 단계의 검사를 거쳐야 했으며, 간혹 원인질환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세대 의과대학 한진우(안과학)·이승태(진단검사의학) 교수와 임정훈 연구원(약리학)은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진료를 받은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 48명의 혈액을 채취했다. 그리고 한 번에 수십~수백 개의 유전자를 한 개의 판으로 조립하여 분석하는 최신의 유전자분석법인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시행했다. 그 결과 28명의 환자들은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가 14명이었으며, ‘무홍채증’ 환자가 4명, ‘전색맹’ 환자가 3명 그리고, ‘시니어 로켄 증후군’ 등의 기타 희귀 유전성 안질환으로 각각 진단됐다.

한진우 교수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NGS기법을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에게 적용함으로써 58.3%의 진단율을 얻었다.”며 “가족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88%이상의 매우 높은 진단율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승태 교수도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를 일으키는 많은 돌연변이 유전자 중 한국인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3개의 돌연변이 유전자(NMNAT1, GUCY2D, RPGRIP1) 찾아내 더욱 빠른 진단과 함께 한국인 고유의 질병 유전자 정보를 추가할 수 있었다는 점도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안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 안과저널(JAMA 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한진우 교수(안과학)
한진우 교수(안과학) (사진제공=세브란스)
이승태 교수(진단검사의학)
이승태 교수(진단검사의학) (사진제공=세브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