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0만 대 초과 삼성·LG 세탁기에 50% 관세부과 권고"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11-22 07:58 수정일 2017-11-22 09:18 발행일 2017-11-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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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전제품 판매장에 전시된 LG전자, 삼성전자 세탁기들. (연합)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해 수출물량 120만대를 초과하는 분에 한해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또 한국서 생산한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구제조치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이는 세이프가드에 대한 대응책 마련 과정서 우리 정부와 업체들이 주장하던 제재 수위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업계서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ITC는 2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구제조치 권고안을 마련했다.

우선 향후 3년간 120만대를 초과하는 한국산 세탁기 수입물량에 한해 50% 관세(가격기준)를 추가 부과할 것을 권했다. 이를 통해 세탁기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양사의 미국 가전 공장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견해다.

다만 120만 대 미만의 물량에 대한 관세를 놓고선 4명의 ITC 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 론다 슈미트라인 위원장 등 2인은 첫해 20%, 둘째해 18%, 셋째해 15%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했다. 반면 나머지 2인은 120만대 이내 수입물량에 대한 관세 부과에 반대했다.

세탁기 부품에도 관세가 적용된다. ITC는 3년간 일정 물량을 넘어서는 세탁기 수입부품에도 50% 관세를 추가 부과할 것을 권했다. 첫해 5만개를 시작으로 매년 2만개씩 감소하며, 초과물량에 대한 관세율도 매년 5%씩 줄어든다. 이외 한국서 생산한 제품은 구제조치 대상서 제외된다.

ITC는 이들 각각의 의견을 담은 2개의 권고안을 마련했으며, 12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결정 짓게 된다.

앞서 월풀은 ITC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태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는 대형 가정용 세탁기와 부품에 대해 최대 50% 고율관세를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드시 조치가 필요하다면 고관세 대신 TRQ를 적용해줄 것을 제안했다. 두 회사는 TRQ물량을 145만대 정도로 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C가 이번에 내놓은 권고안은 삼성 LG의 의견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는 앞서 마련해 둔 대응책으로 피해 범위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